트럼프식 글로벌 정경유착에 美 외교정책마저 흔들리나…對터키 강경책도 누그러져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최소 세계 20개 국에서 개인 사업을 벌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이해관계가 미국의 외교 정책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여러 국가에 산재한 트럼프의 사업과 트럼프 당선 후 그와의 사업 관계를 고려해 발빠르게 외교적 대응에 나선 국가들의 사례를 전하며 26일(현지시간) 이 같은 가능성을 제기했다.

[자료=www.hurriyet.com.tr]

트럼프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의 관계 변화는 이를 시사하는 대표적 예다. 에르도안 대통령을 포함한 터키 정부 관리들은 트럼프가 대선 운동 과정에서 ‘무슬림 미국 입국 금지’를 주장하던 당시 이스탄불에 있는 ‘트럼프타워’에서 트럼프의 이름을 떼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가 서방에서 거센 비판을 받았던 에르도안 대통령의 쿠데타 강경 대응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자 이러한 주장은 자취를 감췄다. 이에 트럼프가 외교 정책을 자신의 사업적 이익을 고려해 설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트럼프는 실제로 터키와의 관계에서 이해충돌 가능성을 인정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스티븐 배넌과의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스탄불에 주요한 건물을 갖고 있어 이해충돌 가능성이 다소 있다”면서 “(터키 트럼프 타워는) 매우 성공적인 일이다. 하나도 아닌, 두 개의 트럼프 타워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사업과 연관 관계를 지닌 국가들이 벌써 외교적 대응에 나서면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NYT에 따르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달 개발업자 호세 E.B.안토니오를 조용히 대미(對美) 통상담당 특사로 지명했다. 안토니오는 최근 트럼프와 합작해 마닐라 금융단지에 1억5000만달러가 투입된 57층 빌딩을 세운 인물이다.

트럼프의 사업과 외교 정책이 가장 밀접한 연관 관계를 지닐 가능성이 있는 국가 중 하나는 인도다. 인도는 미국을 제외하고 진행 중인 트럼프의 사업들이 어느 곳보다 많다. 인도의 주요 정당과 관련된 ‘가족경영’ 기업들이 이 사업들을 이끌고 있다.

이 때문에 인도 정부가 국영 은행에 압력을 넣어 대출을 늘려주는 방법 등으로 ‘트럼프 프로젝트’에 특혜를 주려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장애물을 만난 트럼프 사업들에 대해 트럼프와 해당 국가의 정부가 어떻게 반응할지도 관심사다. 아일랜드에서는 자신의 골프 코스 보호를 위해 해안에 홍수 방지용 제방을 쌓으려는 트럼프그룹의 시도가 환경보호론자들의 반대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는 ‘트럼프 호텔 리우’는 불법 커미션과 뇌물을 받은 혐의로 브라질 연방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다만 이 호텔은 트럼프 당선인에게는 지분이 없고, 그의 브라질 사업 파트너인 ‘LSH 바라’의 소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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