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 완전표시제’ 추진···식품업계 반발, 왜?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유전자변형농산물(GMO)을 사용한 식품에 GMO 내역을 모두 표시하는 ‘GMO 완전표시제’가 추진되면서 식품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식품업계는 취지는 공감하면서도 현실을 간과한 제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한국의 GMO 수입량은 1802만톤으로 일본에 이어 세계 2위다. 이 가운데 사료용이 아닌 식품용 GMO 수입량은 207톤으로 사실상 1위다. 이처럼 한국의 GMO 수입량은 세계 최고 수준인데다 상용화 20주년을 맞은 지금까지 GMO의 유해성 논란이 이어지면서, ‘GMO 완전표시제’가 적극 추진되고 있다. 더욱이 GMO 종주국인 미국은 올 7월 버몬트주를 시작으로 GMO 완전표시제를 도입한 바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광수 의원은 최근 GMO를 원료로 사용한 식품과 GMO 식자재를 사용한 음식점의 GMO 표시를 의무화하는 식품위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기존 식품업체는 물론 시중 음식점도 GMO 원료의 모든 사용내역을 표시해야 한다. 원산지표시제처럼 사실상 모든 식품의 GMO 사용 여부를 소비자에게 고지해야 하는 셈이다.

지난 달에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비자시민모임, 한국YMCA전국연맹 등 시민단체들도 GMO 완전표시제 도입을 촉구하는 17만명의 소비자 서명을 국회에 전달했다. GMO 완전표시제는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식품안전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시급하다는 것이 시민단체들의 주장이다.

이번 GMO 완전표시제는 내년 2월 시행을 앞둔 정부의 식품위생법 개정안에서 한 걸음 더 나간 것이다.

정부 개정안은 현재 식품 원료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5순위까지만 GMO 성분을 표시하던 것을 모든 원료로 확대하고, 포장지에 GMO 사용내역을 알리는 문구의 크기를 키워 소비자의 가독성을 높이겠다는 게 골자다. 다만, GMO를 원료로 사용했더라도 정제나 가열 등의 제조공정으로 인해 GMO 유전자나 단백질이 검출되지 않는 식용유 등은 예외로 둬 ‘반쪽 개정안’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식품업계는 GMO 완전표시제의 취지에는 공감한다는 입장이지만, 당장 도입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보고 있다.

GMO 원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이를 대체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GMO의 유해성도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제도 도입 후 국산 제품은 현장 점검 등을 통해 GMO 사용 여부를 파악할 수 있지만 최종 제품으로 수입되는 식품은 이를 판별할 수 없어 국산 제품이 역차별을 받을 것이라는 것도 우려 대상이다.

한국식품산업협회 관계자는 “GMO 완전표시제가 도입되면 대체 원료 사용으로 국산 제품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고 GMO를 쓰는 수입산 식용유나 간장, 당류, 주류 등만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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