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대국민담화] ”하야 표현 안나오는등 미흡…퇴진으로 보기 어려워” 각계 시민반응

대부분 시민 “여ㆍ야간 정쟁 부추겨 빠져나오려는 꼼수”

대다수 시민단체도 “‘난 잘못 없다’며 최순실 씨에 씌워”

노년층 등 일부 “서글퍼져…물러난다 했으니 지켜볼것”

[헤럴드경제=신동윤ㆍ구민정ㆍ유오상 기자] 29일 오후 박근혜<사진> 대통령의 제3차 대국민 담화에 대해 대다수 시민은 “박 대통령은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했지만, ‘하야’라는 표현이 나오지 않는 등 미흡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순수한 ’퇴진‘으로 보기에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난달부터 5차례에 걸친 ‘촛불집회’ 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20ㆍ30대의 실망이 특히 컸다. 


▶20~30대

취업준비생 신명지(26ㆍ여) 씨는 “결백을 주장하는데 진절머리 난다”며 “왜 또 질문 안 받나. 지난 번에도 안 받고, 검찰 조사도 못 받는다하고 언제쯤 의혹에 대한 해명을 명확히 할 거냐”며 분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박 대통령의 담화로 인해 대통령의 퇴진을 둘러싼 여야 간 정쟁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송지원(31ㆍ여) 씨도 “하야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았다”며 “결국 박근혜 대통령에게 시간만 벌어줬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이제 탄핵을 하려는 더민주와 어떻게든 시간을 끌려는 새누리당의 싸움을 지켜봐야 하는 것 같아 벌써부터 걱정”이라며 “이번 담화로 촛불이 식지는 않을까 걱정”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직장인 박혜지(29ㆍ여) 씨도 “국회에 맡긴다고만 했는데 국회에서 또 개헌 문제 때문에 싸우면 결국 또 자기 대통령 임기 연장시키려고 하는 거 아니냐”며 “전략적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른 시나리오들이 나올 수 있을 거 같다”며 “새누리당에서 발목잡기 하면 탄핵이 안되는 거 아니냐”고 걱정했다.

대학생 신모(24) 씨도 “국민들이 왜 분노하는지 아직도 모르는 것 같다. 미안해 할 마음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분개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자신의 범죄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서도 여전히 잘못을 최순실 씨에게만 돌리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결국 여야 정치권의 논의로 결정을 떠넘겨 시간을 벌려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허경현(29) 씨는 “당장 하야한다는 발언은 결국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대통령 직에서 물러난다는 얘기가 처음으로 나왔다는 점은 그래도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이 이번에는 싸우지 않고 최대한 빨리 박근혜 대통령 내려오게 해야 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40대

40대도 20ㆍ30대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직장인 박용진(43) 씨는 “본인 때문에 지금 국정이 안 돌아간 게 한 달이 다 돼 가는데, 당장 내려간다는 말은 안하고 국가를 위한 일인 줄 알고 했고,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또 거짓말 하는 거다. 보니깐 더 화가 난다. 촛불집회 나오는 시민들에 대한 얘기는 하지도 않고, 아무것도 해명되지 않은 입장 표명”이라고 분개했다.

▶50대

그러나 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50대 이상 노년층은 박 대통령의 담화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구에 사는 주부 김모(82ㆍ여) 씨는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을 찍었다”며 “그 후 최근 ‘국정농단’ 사태가 벌어지면서 박 대통령에 대한 큰 실망 때문에 지지를 철회했지만 막상 물러날 뜻을 비추니 서글퍼진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박 대통령을 뽑아 이런 문제를 일으킨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다”며 “국회가 잘 논의해 박 대통령이 잘 물러날 수 있도록 빨리 결정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진보단체

시민단체들도 대다수 시민의 반응과 비슷했다. 정말 ‘하야‘하겠다는 뜻을 비췄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촛불집회‘를 주최하고 있는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 국민행동의 이주용 사회변혁노동자당 정책국장은 이번 담화에 대해 “결국 나는 잘못이 없다는 식이다. 스스로 하야하지는 않겠다는 얘기를 다시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박 대통령은 검찰에 의해 피의자로 규정된 상태인데, 이 정도 내용으로는 시간을 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즉각적인 퇴진이 필요하다는 퇴진행동 입장은 변함 없다”며 돌아오는 주말에도 ’촛불집회‘를 강행할 뜻을 내비쳤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도 “또 한 번 국민을 기만하고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자신의 많은 범죄와 엄중한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억울하다는 식으로 강변과 궤변을 일삼았다”며 “더 이상 국민을 괴롭히고 나라를 더 큰 혼란으로 만들지 말고 즉각 퇴진하는 것 만이 유일하고 가장 좋은 해법일 것이다. 진정 국민들과 나라를 생각한다면 반드시 즉각 사퇴해야 할 것”이리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수단체

보수 성향인 바른사회시민회의의 이옥남 정치실장은 “우리는 사태 내내 합법적인 절차를 주장했었기 때문에 오늘 담화에서 말한 것처럼,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권력을 이양한다는 박 대통령의 뜻에 동의하한다”면서도 “퇴진 안하겠다고도 안했고, 입법부라는 법적인 절차에 따르겠다고 하셨기 때문에 앞으로 지켜봐야할 것 같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며 신중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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