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GO? STOP?…靑, 친박 ‘명예퇴진’ 건의에도 “경청”뿐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마지막 선택의 순간에 다가서고 있다.

주말마다 대규모 촛불집회가 이어지고 국회에서 탄핵 속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당ㆍ정ㆍ청은 동시다발적으로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전직 국회의장과 국무총리 등 원로들이 내년 4월을 못 박아 하야를 촉구한데 이어 박 대통령의 ‘최후의 근위대’라 할 수 있는 친박(친박근혜)계 중진들조차 ‘명예퇴진’이란 명분으로 사실상 하야를 요청했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자의로 내려오느냐, 타의로 내려오느냐의 최후 선택지만을 남겨두게 된 셈이다.

현재까지 청와대는 하야가 됐든, 퇴진이 됐든 헌법적 절차에 따르지 않은 임기단축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9일 “대통령께서 국민들과 친박 중진들을 비롯한 정치권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계시다”면서도 “대통령이 지금 그냥 내려놓으면 국정혼란이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도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정연국 대변인은 서청원, 정갑윤, 최경환 의원 등 친박계 중진들이 전날 ‘임기를 채우기보다 국가와 대통령을 위해 명예로운 퇴진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모으고 허원제 정무수석을 통해 전달한 데 대해 “여러 말씀을 경청하고 있다”고만 했다.

박 대통령은 허 수석으로부터 친박계 중진들의 의견을 전달받은 뒤 가타부타 말없이 “잘 알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변인은 대통령 임기 단축에 대한 입장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도 “대통령이 그에 대해 말씀하신 게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는데 무게를 뒀다. 또 탄핵 이후 대응과 관련해서도 “아직 탄핵이 결정된 단계도 아니다”면서 “예단해서 말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말을 아꼈다.

박 대통령은 하야나 퇴진 등 대통령 임기 단축은 헌법정신에 어긋나는데다 헌정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 인식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전날 법률대리인인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시국 수습’을 내세워 검찰 대면조사를 거부하고, 김현웅 법무부장관 사표는 수리하면서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표는 보류한 것은 탄핵정국과 특검수사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같은 날 경찰 치안정감ㆍ치안감 인사를 단행한 것 역시 대통령으로서 국정수행을 지속하겠다는 맥락으로 읽힌다. 청와대는 특검 임명 절차도 정상적으로 밟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 정 대변인은 “특검 후보가 추천되면 일부러 늦출 이유는 없고 빨리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언제 임명한다는 것은 알 수 없지만 빨리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탄핵을 피하기 어렵게 된데다 친박 중진들까지 나서서 ‘질서있는 퇴진’을 요구하면서 청와대 내부적으로 “대통령의 구체적인 액션을 지켜보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미묘한 기류 변화도 감지된다.

특검과 국정조사, 탄핵의 파고가 동시에 밀어닥치는데다 박 대통령이 이를 모두 넘어선다고 해도 ‘식물 대통령’에서 벗어나기 힘든 만큼 ‘차악의 카드’로 명예퇴진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신대원 기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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