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도부는 ‘사퇴거부’, 친박은 ‘명퇴건의’, 윤리위는 ‘징계’…‘머리 자르기’냐 ‘청와대 압박’이냐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당내 비주류의 ‘즉각 사퇴’ 요구에 한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친박계 핵심 중진들은 28일 돌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명예 퇴진을 건의했다. 여당 윤리위원회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징계절차에 돌입했다. ‘폐족’위기에 몰린 친박과 ‘분당‘위기에 몰린 여당이 박근혜 대통령과의 고리를 끊기 위한 ‘생존전략’이냐, 민심을 받아들여 대승적 차원에서 청와대의 결단을 압박하는 것이냐를 두고 해석이 엇갈린다.

친박계의 ‘대통령 명퇴 건의’는 비주류가 당지도부 사퇴ㆍ친박 핵심 은퇴ㆍ야권과 탄핵공조 등으로 주류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높여가는 데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주목을 끈다. 


28일 새누리당 주류와 비주류 중진 6인 협의체는 비주류 추천 비상대책위원장을 의원총회 추인을 거쳐 임명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정현 대표는 “당내 여러 의견을 최대한 존중할 생각”이라면서도 “거기(중진협의체)에서 추천했으니 무조건 받으라고 하는 부분은 나머지 초재선 의원을 포함한 당의 구성원, 그리고 국회의원 외에 평생을 두고 당비를 내가며 당과 보수 가치를 지키는 수십만 당원이 있는데 가능하겠느냐. 그런 식으로 가면 당이 화합하기 어려우니 어떤 안이든 내라”며 부정적 입장을 표했다. 오는 12월 21일 사퇴하겠다는 종전 입장을 고수했다.

같은날 서청원ㆍ최경환ㆍ윤상현의원 등 친박 핵심은 이날 모임을 갖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명예로운 퇴진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 퇴진에 대해서는 반대를 분명히 해왔던 입장에서 급선회다.

이는 비주류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가 친박 핵심을 겨냥해 당내 인적 쇄신 대상 명단을 공개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힌 후 나온 것이다. 비상시국위 황영철 대변인은 27일 “총회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국정농단의 부역자, 그리고 당의 비민주적 퇴행에 책임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인적쇄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3인, 5인, 10인으로 거론되는 인적쇄신 명단을 필요하다면 공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박계 한 중진의원은 28일 “일단 탄핵에 집중하고 의결 상황을 봐가며 이후에 인적 쇄신 명단을 발표할 수 있다”며 “당지도부 사퇴와 이들에 대한 쇄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탈당 등을 결단할 수도 있다”고 했다.

결국, 친박 핵심이 대통령 명퇴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 당지도부 및 친박 핵심에 대한 사퇴ㆍ은퇴 압박을 무력화하기 위해 들고 나온 명분일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또 시간을 벌고, 정국을 개헌으로 유도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도 있다.

무슨 의도든 일단은 박 대통령과의 고리를 끊어내지 않으면 친박도, 당도 버티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관측이다. 새누리당 윤리위원회가 28일 대통령 징계절차에 착수한 것도 그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