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발표…현장은 혼란②] “국ㆍ검정 혼용시…史觀따라 수능 복수정답 재발 우려”

“수능 공부, 뭘로 하나?”…국정 폐지ㆍ혼용 가능성에 학교 현장 혼란 우려돼

“학교마다 배우는 학년 달라 내용 다를수도…수능, 고대사 위주 출제 가능성”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당장 내년 3월부터 사용되는 국정 역사 교과서가 공개됐다. 이 교과서는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현 중학교 3학년 대상)부터 필수과목인 한국사 등의 출제 교재로 활용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벌써부터 국정 교과서 폐기, 국ㆍ검정 혼용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학생들과 일선 고교의 대입 준비에 혼란을 가중시킬 전망이다. 수능과 학교생활기록부 대비 한국사 공부를 어떤 교과서로 해야 할 지 혼동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일각에서 예상되는 ‘국ㆍ검정 혼용’ 체제로 갈 경우 교과서 사관(史觀)에 따라 수능 한국사에서 복수 정답 사태가 재현될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29일 일선 중ㆍ고교 교사, 학생과 입시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국사는 올해 수능(2017학년도)부터 인문계, 자연계 관계 없이 모두 시험을 치러야 하는 필수 과목으로 운용되고 있다. 그러나 당장 정부가 한국사 교과서에 대해 국정 단일 체제를 고수할 지, 국ㆍ검정 혼용 체제를 도입할 지, 국정을 폐기할 지에 대해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서, 당장 내년에 해당 교과서로 배워야 하는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모(15ㆍ고양 H중 3) 군도 ”국정 교과서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데 고등학교 가면 어떻게 수능 공부를 해야 할 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중학교 역사 교사인 서울 H중 홍모(40) 씨도 ”선생님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라며 ”국ㆍ검정 혼용 체제로 갈 경우 국정 교과서에는 실렸지만, 검인정 교과서에는 실리지 않은 내용이 한 문제라도 수능에 나올 수 있어 보충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지난 28일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 검토본을 공개한 뒤 가진 브리핑에서 “수능 관련(대책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서 발표하겠다”만 짧게 답했을 뿐이다.

이에 대해 입시 전문가들은 우선 섣불리 국정 교과서를 현장에 적용했다 폐기했을 경우, 사관의 차이에 따라 수능 출제 내용이 통일되지 않을 수 있어 향후 수능에서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하고 있다. 또 만일 국정 교과서가 폐지될 경우 대부분 고교가 한국사를 1학년 때 가르치고 있지만, 2학년이나 3학년 때 한국사를 배우게 하는 학교는 기존 검인정 교과서로 배우게 돼 교육받는 내용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은 ”사관의 차이에 따라 현대사 등 특정 문제의 경우 학생들의 답이 달라질 수 있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도 ”올해(14번 문항)와 마찬가지로 도 다시 필수과목인 수능 한국사에서 복수 정답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차기 정부의 교육당국이 논란을 피하기 위해 고대사 부분에 치우친 문항을 낼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 소장은 “고대사 부문은 한국사 과목에서도 논란이 적어 해당 분야 위주로 수능 문항이 출제되면 학생들의 준비가 고대사에 치우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 대표도 “균형잡힌 역사를 가르치겠다는 한국사의 필수과목 지정 취지와 어긋나는 것”이라고 했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