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니 카드’ 접을까…국무장관 후보들 다시 만나는 트럼프

WSJ “측근 주도권 다툼 인선차질”

초대 국무장관 인선을 둘러싸고 내부 권력다툼에 내홍을 앓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등 국무장관 후보들과 다시 만난다. 특히 롬니 전 주지사와의 2차 회동은 트럼프 당선인이 롬니 국무장관 카드를 밀어붙이느냐 접느냐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정권인수위는 28일(현지시간) 기자들과의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롬니 전 주지사의 29일 회동 계획을 공개했다. 인수위는 다만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눌지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19일 뉴저지 주(州)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처음 회동한 후 열흘 만에 2차 회동을 갖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측근들의 강한 반발에 결국 롬니 카드를 접는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이날 밥 코커(테네시) 상원 외교위원장과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 다른 국무장관 후보들과도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롬니와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코커 상원 위원장 등 3파전 양상을 보였던 국무장관 인선경쟁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제3의 카드로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을 꺼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을 지휘하는 중부사령부 사령관으로 근무한 뒤 2011년 CIA의 지휘봉을 잡았지만, 이듬해 자신의 자서전을 집필하던 여성 작가 폴라 브로드웰과의 블륜이 드러나면서 공직에서 물러난 인물이다.

초대 국무장관에 제3의 카드가 거론되는 것은 측근들간의 잡음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의 수석고문인 켈리엔 콘웨이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놓고 롬니 전 주지사를 비판한 것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이 격노했다는 보도까지 흘러나와 향후 사태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MSNBC 방송 ‘모닝조 프로그램’의 여성 공동 진행자인 미카 브레진스키는 이날 자신의 프로그램에서 정권인수위 소식통 2명의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이 켈리엔의 (롬니 비판) 발언을 전해 듣고 격노했다”고 전했다. 이들 소식통 2명은 이날 오전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 그의 반응을 직접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콘웨이는 최악의 시기에 트럼프에 맞서 마음대로 독자 행동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고, 다른 소식통들은 “인수위 사람들이 콘웨이의 발언에 당황해하고 있다. 콘웨이는 트럼프 당선인의 메시지보다 본인의 어젠다를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인수위 고위 관계자는 “(콘웨이의 행동은) 매우 위험한 것”이라고 우려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의 핵심 인사 선임이 주도권 다툼(Tug ofWar)으로 늦춰지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측근들 사이에서 주도권 다툼이 벌어져 정부 요직의 인선작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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