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대국민담화] ‘퇴진’ 첫 언급하게 만든 190만 촛불의 힘…그러나 민심은 여전히 불만

- 朴, 책임 부인 담화때 마다 광화문에 촛불

- 지난 26일 190만 촛불로 청와대 압박

- 정치권에 공 넘겨 촛불은 여의도로 갈 듯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단축에 대한 결정권을 국회에 ‘백지위임’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초기 3만여명으로 시작됐던 촛불 민심이 전 국민의 3.5%가 넘는 190만명의 거대한 민심의 쓰나미로 변하면서 절름발이가 된 국정을 내팽개쳐 둔 채 임기를 모두 채우겠다는 ‘몽니’를 더이상 부릴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러나 국정농단을 둘러싼 자신의 혐의와 법적 책임에 대해서는 사실상 모두 부인했다는 점에서 담화에 대한 의미가 축소됐고, 정치권 내에서 개헌과 탄핵 추진 여부를 두고 최종 결론이 나올 때까지는 여전히 촛불민심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사진설명=지난 26일 광화문광장에 모인 190만개의 촛불은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단축을 국회에 넘기게 하는 ‘절반의 성공’을 얻어냈다.]

5차례에 걸친 주말 대규모 촛불은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입장을 밝힐 때마다 더욱 크게 번졌다.

제 1차 대국민사과 성명을 발표했던 지난 달 25일 1차 대국민 사과에서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해 “최순실 씨로부터 일부 연설문 표현을 도움을 받았지만 좀더 세심히 살피겠다는 생각이었을 뿐”이라며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데다 사전에 녹화된 사과로 질의응답까지 받지 않으면서 “변명으로 일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국 그주 주말 29일 3만여명의 촛불 집회가 열리면서 박 대통령의 사과는 시민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그러나 지난 4일 박 대통령은 2차 대국민담화를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해 “검찰 조사를 통해 관련 의혹이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한다”며 “검찰 조사은 물론 특검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안일한 상황인식’을 드러냈고 이튿난 열린 2차 촛불집회에는 10배가 넘는 30여만여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이후 시민들은 매주 촛불을 들어야 했다. 박 대통령이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고 국정 운영을 재개하면서 지난 12일 3차 촛불집회에는 서울에만 100만명이, 19일 4차 촛불집회에는 전국에서 95만여명이 촛불을 들었고 지난 26일 5차 촛불집회에는 190만 여명의 시민이 평화롭되 단호한 분위기로 청와대를 에워쌌다.

결국 박 대통령이 3차 대국민 담화를 통해 자신의 퇴진을 처음 언급했고, 국회에 결정을 넘기겠다는 발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하야같은 확실한 진퇴결정은 아니지만, 전 국민의 3.5% 이상이 평화로운 집회를 이어갈 경우 정권이 무너질 가능성이 50% 이상이 된다는 ‘3.5%의 법칙’이 또다시 실현된 셈이다.

그러나 이번 담화로 촛불 민심이 잠잠해질 가능성은 낮다.

박 대통령이 “나로서는 사심을 가진 적도, 사적인 이익을 취한 적도 없다”며 법적 책임을 부인하고 있고 즉각 퇴진을 선언한 것이 아니라 공을 정치권에 떠넘긴 모양새이기 때문. 따라서 이후 촛불의 방향은 청와대가 아닌 국회를 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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