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퇴진선언] 개헌부터 퇴진까지 숨 가빴던 37일…“공은 국회 아닌 국민 손에”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최순실 게이트’로 리더십을 상실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첫 담화(10월 25일) 이후 29일 퇴진 방침을 밝히기까지는 총 37일이 걸렸다. 그 과정에서 개헌(헌법 개정)도 제안됐고, 검찰 수사 수용의지까지 나왔지만 실현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 “박 대통령의 담화에 진정성이 있느냐”는 비판이 서울 광화문에 모인 촛불 사이에 가득했던 이유다.

그러나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왔다. 박 대통령이 “임기 단축을 포함한 퇴진 로드맵을 국회에 일임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여야는 오는 2일로 예정된 탄핵일정을 그대로 가지고 갈지,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해 개헌에 착수할지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발표한 제3차 대국민담화문을 통해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여야 정치권이 논의해 국정의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주시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5일 제1차 대국민담화에서는 “최순실씨는 과거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 주로 연설ㆍ홍보 분야에서 저의 선거운동이 국민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에 대해 개인적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했다.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도 같은 맥락에서 표현 등에서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면서도 “취임 후에도 일정 기간에는 일부 자료에 대해 의견을 들은 적도 있으나 청와대 및 보좌체제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두었다. 저로서는 좀 더 꼼꼼하게 챙겨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이라고 밝혀 국민의 공분을 산 바 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제1차 대국민담화 전날일 10월 24일에 국회 시정연설에서 “임기 내에 헌법 개정을 완수하기 위해 정부에 헌법 개정을 위한 조직을 설치해 국민의 여망을 담은 개헌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개헌을 통해 위기 상황을 모면하려 했다는 비판이 시민사회에서 분출한 지점이다. 이에 따라 당시 개헌 논의는 힘을 잃고 소멸했었다.

이어 지난 11월 4일 제2차 대국민담화에서는 “이번 일의 진상과 책임을 규명하는 데 있어서 최대한 협조하겠다. 이미 청와대 비서실과 경호실에도 경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도록 지시했다. 필요하다면 저 역시 검찰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이며, 특별 검사에 의한 수사까지도 수용하겠다”고 말했으나, 이후 검찰 대면조사에 잇달아 불응하며 국민적 불신을 키웠다.

그러나 이날 제3차 대국민담화로 공은 국회로 넘오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사실상 국회 추천 총리 임명과 거국중립내각구성을 통한 ‘질서있는 퇴진’을 선언함으로써 오는 2일로 예정된 탄핵을 강행할지, 과도기 내각을 세워 개헌에 집중할지를 여야가 합의해 선택해야하기 때문이다. 여야의 합의 또는 탄핵 결의가 늦어진다면 “국정 혼란을 장기화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따라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 새누리당 의원들은 “야당에 탄핵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광장에 모인 촛불 민심이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강하게 요구할 경우, 당초 탄핵에 동참하기로 했던 새누리당 비박(非박근혜)계도 마냥 결단을 늦출 수는 없을 전망이다. 사실상 국민의 민ㅅ김에 정국의 해법이 달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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