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퇴진선언] 왜? 촛불ㆍ탄핵 압박에 국회로 공 넘긴 朴대통령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29일 대국민담화는 결론적으로 국회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발표다. 퇴진을 ‘사실상’ 선언했지만, 명확히 퇴진을 언급하진 않았다. 연이은 대규모 촛불집회와 탄핵 압박에 따라 박 대통령은 결정권을 국회에 넘겼다. 야권으로선 탄핵 정국보다 한층 복잡한 숙제가 떨어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긴급 대국민담화를 통해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 결정에 따르겠다”며 “여야 정치권이 논의해 국정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주시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다. 


탄핵과 퇴진론 중에서 박 대통령은 퇴진론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우선 연이은 대규모 촛불집회가 가장 큰 압박 요인으로 풀이된다. 지난 26일 촛불집회에선 190만명의 인파가 운집, 유례없는 평화 집회로 전 세계 관심을 샀다. 이처럼 매주 촛불집회 규모가 확대되면서 박 대통령도 더는 결단 시기를 미룰 수 없는 국면이 됐다. 특히 국회가 오는 12월 2일을 탄핵소추안 표결 시점으로 예고하면서 박 대통령도 퇴진을 선택하지 않는 한 탄핵을 피할 수 없다. 박 대통령이 이날 대국민담화를 통해 ‘사실상’ 퇴진을 선택한 배경이다.

관건은 ‘사실상’ 퇴진이라는 데에 있다. 즉, 명확히 퇴진 일정 등을 밝힌 게 아니라 국회의 결정에 따라 따르겠다는 의미다. 국회가 안정된 정권 이양을 위해 ‘질서 있는 퇴진’ 로드맵을 수립하면 그 결정에 따르겠다는 말이다. 박 대통령이 개헌 문제나 퇴진 시기 등의 결정권을 국회로 넘기면서 국회도 현 국면에서 또 다른 시험대에 올랐다.

특히 박 대통령이 ‘안정된 정권 이양’을 강조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국회에서 오르내리는 ‘질서있는 퇴진’ 시나리오는 국회 추천 총리, 개헌, 조기대선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어느 하나 여야 합의는 물론, 야권 내에서도 합의가 쉽지 않은 과제다. 새누리당도 최근 비박계는 물론 친박계에서도 침묵 모드를 깨고 여러 현안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회로 결정권을 넘긴 만큼 박 대통령으로선 국회가 최종적으로 결론내기 전까진 시간을 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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