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도난 문화재 27년간 은닉한 전직 박물관장 父子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전국 사찰에서 도난됐던 문화재를 27년동안 은닉해온 전 박물관장 부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숨겨왔던 문화재를 암시장에 내놓았다가 경찰 단속에 걸렸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도난된 보물급 불교문화재 11점을 은닉하고 유통하려 한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로 전 사립박물관 관장 A(75) 씨와 아들 B(47) 씨를 검거했다고 29일 밝혔다.

전직 박물관장 A 씨가 도난 불교문화재를 숨겼던 무허가 창고 모습. [사진제공=서울경찰청]

경찰에 따르면 박물관장으로 활동하던 A 씨는 1989년 9월게 전북 완주 위봉사에서 도난당한 ‘관음보살입상’ 등 불교문화재 11점을 사들여 무허가 창고 등에 은닉했다. A 씨는 훔친 불상을 얻으면 추적이 불가능하도록 제작자와 봉안 장소가 기재된 발원문을 분리하는 등 치밀한 모습을 보였다. 은닉한 문화재는 27년동안 연구나 전시 없이 창고에 그대로 보관됐다.

A 씨는 박물관 부지 내에 있는 무허가 창고에 몰래 도난 문화재를 숨기며 박물관 직원들에게도 문화재 보관 사실을 숨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아들 B 씨 역시 박물관 국장으로 일하며 문화재 은닉을 도왔다.

그러나 경제 사정이 어려워진 A 씨가 불상을 매매업자에게 처분하려고 하면서 이들의 범행도 꼬리를 밟혔다. 아들 B 씨가 올해 4월 문화재 11점을 사찰 등에 처분하려고 직접 나섰고, 이를 포착한 경찰은 추적 끝에 부자를 모두 검거할 수 있었다.

A 씨가 은닉한 문화재는 조선 중기부터 후기에 제작된 불상으로 보물 지정이 가능할 정도로 가치가 뛰어난 작품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사망한 문화재 매매업자로부터 불상을 샀을 뿐”이라며 “도난 문화재인줄은 몰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회수되지 않은 도난 불교문화재가 아직 남아있을 것으로 보고 문화재 회수 활동을 계속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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