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外人몫 사외이사 배정…지주사 전환 등은 중장기 검토로 넘겨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분기 배당을 실시한다. 또 전체 지분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외국계 투자자들을 배려해 이들을 대표할 수 있는 사외이사를 새로 임명한다.

하지만 엘리엇이 주장한 단기 현금 배당 확대와 지주사 전환 문제에 대해서는 현행 유지 또는 차후 검토 가능성을 열어놓는 수준에서 마무리했다. 29일 삼성전자는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주주가지 제고 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우선 현제 사외이사 5명을 포함, 이재용 부회장 등 9명으로 구성된 삼성전자의 이사회에 외국기업 CEO 출신 사외이사가 참여한다. 엘리엇 등 외국계 주주들이 그동안 주장해온 외국인 투자자 몫 이사 임명과 경영 참여가 현실화 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감안하고 이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외국 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을 가진 새로운 이사들을 선임할 계획”이라며 내년 초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임하겠다고 전했다.

또 기업지배구조 관련 기능을 담당할 거버넌스 위원회도 새로 만들어진다.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될 거버넌스 위원회는 삼성전자의 사회적 관계와 평판 등을 관리 감독하는 기존 CSR위원회의 역활에 추가로 이사회의 의사 결정 사안과 과정을 관리 감독하는 ‘사내 감시자’의 역활까지 더해진다. 이 역시 엘리엇 등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해 관계를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과 함께 엘리엇이 요구했던 단기 배당 확대 및 지주사 전환에 대해서는 현행 유지, 또는 중장기 검토 과제로 넘겼다. 


우선 주주환원 정책으로는 기존 잉여현금의 30%에서 50% 수준이던 주주들의 몫을 50%까지 늘린다. 또 내년부터 배당을 1년에 4회로 늘린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전체 배당금 규모도 올해 3조1000억원에서 4조원으로 30%가량 늘어나게 된다. 회사측은 “내년 초 주주들에게 돌아갈 배당금은 올해 마무리된 11.4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프로그램 효과를 감안해, 지난해 2만1000원보다 약 36% 늘어난 2만8500원 수준이 될 것”이라며 “또 배당 후 남는 잔여 재원은 내년 1월부터 시작될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사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미래 신수종 사업 발굴 및 적극적 인수합병(M&A), 그리고 연구개발(R&D) 투자를 위한 적정선의 현금 보유 필요성도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적기 시설투자, 필수 운전자본 확보, M&A 및 급격한 시장변화 대응을 위한 투자 등의 자금 운용을 위해 연결기준으로 65조에서 70조 원의 순현금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일부 외국인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급격한 배당 및 주주환원을 위해 모든 현금을 사용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이재용 부회장 체제 개막과 함께 관심을 받았던 지주사 전환 등과 관련해서는 중장기 과제로 넘겼다. 지주사 전환과 같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외부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의뢰해 함께 협업하고 있으며, 검토하는 데 최소 6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의 사업 구조 검토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장기적 가치에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중점적으로 고려해 진행될 예정”이라며 “중립적인 입장에서 지주회사를 포함해 기업의 최적 구조를 하고, 구체적인 방안은 추후 확정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혁신, 품질 향상, 고객 만족, 마케팅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며 신중한 리스크 관리와 자산 활용에 중점을 둬,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단기적 분기 실적 보다는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혁신적인 솔루션 개발, 높은 잠재력을 가진 사업에 대한 적기 투자 기회 확보, 핵심 경쟁력 강화에 역량 집중, 자산 활용과 주주가치 제고” 등을 약속했다.

최정호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