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카프리의 세이렌 마녀

‘돌아오라 소렌토로’라는 노래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 남서부 항구도시 소렌토의 원래 이름은 ‘수렌툼’이었다. ‘시레나의 땅’이라는 뜻이다.

라틴어 시레나의 그리스어 표기는 세이렌(Seiren)이다. 세이렌은 소렌토가 아니라 소렌토 앞 유혹의 섬 카프리 일대에 살던 바다의 마녀이다. 영화 ‘카프리의 깊은 밤’ 촬영지이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에는 여성의 머리와 새의 몸을 가진 것으로 묘사돼 있다. 카프리 지역의 전설로는 그냥 아름다운 여자의 몸으로 전해진다. 라틴어에서는 세이렌과 같은 말인 시레나를 ‘인어’로도 해석한다.

그리스ㆍ로마 시대 세이렌은 지중해를 오가는 배를 향해 치명적인 유혹의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선원들은 이 소리에 정신이 혼미해졌고 배는 침몰했다. 일부 어부는 이 노래를 좇아 바다로 뛰어들었다가 변을 당했다. 그래서 뱃사람들은 이곳을 마의 해역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트로이 전쟁후 귀향하던 오딧세우스는 이 해역을 지나면서 자신의 몸을 배에 단단히 묶고 귀를 틀어막도록 함으로써 목숨을 건졌다.

그로부터 3000년 가량 지난 1819년, 프랑스 물리학자 카냐르 드라투르는 구멍 뚫린 원판을 빠른 속도로 돌려 공기의 진동으로 소리를 내는 경보장치를 발명한다. 그는 이 기계 이름을 ‘사이렌’이라고 지었다. 마녀가 소리로 사람들을 위험에 빠지게 한 데 착안해, 일정한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는 것을 알리겠다는 뜻에서이다.

최근 광주광역시와 일본 이바라키현에서 사이렌이 들렸다. 광주에서는 ‘골든타임 생명의 길을 열어주세요’라는 소방차 길터주기 거리 캠페인을 하면서 틀었고, 이바라키현에서는 쓰나미 경고를 하면서 그랬다.

우리 국정에도 사이렌 소리 요란하다. 국민이 사이렌을 틀었으니, 정치권이 답할 때이다.

함영훈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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