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성년후견 항고심 재판부, “신 총괄회장 직접 불러 의견 듣겠다”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 사건 항고심을 맡은 재판부가 다음 기일에 신 총괄회장을 직접 법정에 불러 의견을 듣기로 했다.

신 총괄회장 측 대리인 등은 서울가정법원 가사항고2부(부장 엄상필) 심리로 29일 진행된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지정사건 첫 심문기일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재판부가 다음 재판에 신 총괄회장이 직접 법정에 나와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신 총괄회장 측 법률대리인 김수창 변호사(법무법인 양헌)는 “신 총괄회장의 의견을 직접 들어보겠다는 것이 재판부의 입장”이라며 “신 총괄회장이 워낙 고령인데다 법정에 출석하는 것을 싫어해 실제 출석이 가능할지는 두고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1심에서 쟁점이 됐던 정신감정 방식에 대해서는 “입원은 해봤는데 어려웠지 않느냐”며 “출장 방식의 감정을 희망한다”고 했다.

반면 청구인인 신정숙 씨 측 대리인인 이현곤 변호사(새올 법률사무소)는 “2심에서 특별히 새로운 주장이 나오지 않았고 1심 결과를 바꿀만한 특별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며 “1심과 동일한 결론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8월 서울가정법원 가사 20단독 김성우 판사는 신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인 신정숙 씨의 청구를받아들여 신 총괄회장에 대해 한정후견을 개시키로 했다. 한정후견이란 질병이나 고령의 나이로 사무처리 능력이 부족한 경우 법원이 후견인을 지정해 돕는 제도다. 후견인이 일상 대부분을 돕도록 하는 ‘성년후견’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김 판사는 “신 총괄회장의 진료기록과 법정 진술 등을 고려했을 때 신 총괄회장이 질병,노령 등의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한 능력이 부족한 상태라고 인정된다”며 이같은 판단을 내렸다. 그러나 김 판사는 지난해부터 롯데가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후견인으로 가족이 아닌 사단법인 ‘선’(이사장 이태운)을 선정했다.

신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 신정숙 씨는 법원에 성년 후견인 신청을 내며 후견인 대상자로 신 총괄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와 신영자(74) 롯데 장학재단 이사장, 신동주(62)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 신유미(33) 롯데 호텔 고문 등 신 총괄회장의 자녀 4명을 지목했다. 

한편 신 총괄회장은 858억여원의 세금을 떼먹고 508억원의 회사 자금을 횡령, 872억원의 배임을 저지른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신 총괄회장 등의 첫 재판은 지난 1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고, 다음달 22일 두 번째 재판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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