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국·검정혼용?…”학교 다시 이념전쟁터 될것”

“교육부가 현장에 책임전가”
교육단체등 일제히 비판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한 교육부가 기존 단일화의 대안으로 국ㆍ검정 혼용과 시범 운영 후 확대 적용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에 대해 학교 현장 및 교육단체들은 학내에서 ‘이념대결’이 일어날 수 있다며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회원수 16만여명으로 국내 최대 보수성향 교원단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정부가 국정 역사교과서로 단일화할 경우 발생할 극심한 반대 여론을 피하기 위해 국검정 혼용 체제를 적용할 경우 ‘제 2의 교학사 교과서 사태’가 발생할 지도 모른다는 입장을 29일 밝혔다.

교총 관계자는 “현재 전국 시도교육감들이 일제히 국정 역사교과서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한 상황에서 이를 사용하려는 학교가 있을 경우 갈등이 즉시 표면화될 가능성이 높고, 해당 학교에서도 내부적인 갈등과 혼란은 불보듯 뻔하다”며 “교육부가 반대 여론이 대다수인 국정 역사교과서 적용을 밀어붙인다는 것은 학교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이념적 갈등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2013년 만들어진 교학사 교과서는 친일ㆍ독재 미화 논란이 일었고, 채택률이 0%대에 그치며 사장됐다. 이 과정에서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시도했던 학교에서는 이에 반대하는 교사, 학부모, 교원단체들이 집단 행동을 통해 학교측을 압박하고, 이에 반발하는 보수 성향의 단체들이 맞서면서 극심한 혼란을 겪은 바 있다.

국정 역사교과서 도입에 대한 찬반 갈등이 학교 현장에서 표출될 가능성은 이미 높아지고 있다.

평소 국정 역사교과서 도입에 찬성 입장을 보이던 사학 법인들은 교육부가 기존 단일화에서 국검정 혼용 및 시범 운용으로 한발 물러선 것이 학교 현장에서 이념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여지를 준 점에 대해 아쉽다는 반응이다. 다만, 지난 이번 국정 교과서가 교학사 교과서보다 완성도가 높은 만큼 국검정 혼용 체제로 운용되더라도 채택하는 학교들이 많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경균 한국사학법인연합회 사무총장은 “이번에 출시된 국정 역사교과서를 검토해 본 결과 국검정 혼용 체제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많은 사립학교에서 건학이념 등에 맞춰 채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검정 혼용 제도의 도입 이전에 학교가 외부 단체의 압력을 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교과서를 선택해 가르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들었다.

이에 비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국정 역사교과서를 수용할 수 없다며 즉각적인 폐기와 국정화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교조는 성명을 통해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대한민국 수립’으로 기록하는 방식으로 헌법을 부정했고, 항일투쟁의 역사도 희석했다”며 “이승만ㆍ박정희 독재정권 역시 여기저기서 미화됐다”고 비판했다.

신동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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