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홍 마케팅, 중국 여심공략의 새로운 전략

지난 3일 코오롱에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컨테이너 복합 쇼핑몰인 커먼그라운드를 소개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중국의 파워블로거로 불리는 ‘왕홍(网红)’ 7명이 참석, 새로운 여행 코스와 데이트 코스 등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생방송을 통해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왕홍들의 라이브 방송은 약 450만 명이 시청했으며, 900만 명이 좋아요를 한 것으로 집계돼 이들이 가진 영향력을 짐작하게 했다. 

LG생활건강 네이처컬렉션은 최근 120만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왕홍 소피아를 초청해 네이처컬렉션 매장의 바이럴 영상 필름을 제작했다.

‘한국 오빠와 힐링 데이트’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영상은 소피아와 한국 오빠가 도산공원과 북촌 한옥마을, 이태원, 평창동 등 서울의 주요 명소를 돌며 데이트를 하는 컨셉이다.

이 과정에서 네이처컬렉션 매장 풍경과 브랜드, 제품이 자연스럽게 홍보됐으며, 영상은 요우쿠(优酷 youku), 미아오파이(秒拍 Miaopai) 등 주요 중국 영상플랫폼에서 수백만 뷰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왕홍’들이 주목받고 있다. 중국 정부가 내놓은 2016 중국 온라인 생방송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왕홍이 출연하는 개인 인터넷 방송을 시청하는 이가 중국 인구의 1/4인 3억 명에 이른다.

현재 중국에서 뉴미디어와 1인 미디어는 주류 방송을 위협할 정도로 무서운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1인 미디어의 영향력은 이미 전통 미디어를 넘어섰으며, 얼껑(二更), 토우티아오신원(头条新闻), 진르토우티아오(今日头条) 같은 뉴미디어 플랫폼도 세를 키우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다양한 중국 마케팅 전문 에이전시는 왕홍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한 스토리텔링형 컨텐츠 확보 및 팔로워들과의 소통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마케팅 에이전시 투에이비(2AB)는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를 비롯해 애경산업, 아이소이, 동화면세점 등 국내 기업들의 중국 왕홍 마케팅 서비스를 운영하며 중국 여성들의 ‘리야오메이(撩妹, 여심공략)’에 집중한다.

코오롱 커먼플레이스 소개행사와 LG생활건강 네이쳐컬렉션 바이럴 영상 제작도 해당 업체에서 협업중인 왕홍의 참가로 이뤄진 일이다. 투에이비와 협업하고 있는 왕홍은 현재 2000여 명에 이른다.

왕홍이 마케팅의 강자로 떠오르게 된 배경에는 1인 미디어의 발달 뿐 아니라 이들이 직접 제작하는 콘텐츠가 상당한 신뢰도를 갖고 있다는 점이 작용했다.

이들은 뷰티, 패션 관련 제품을 직접 사용해 보고 솔직한 후기를 남기며 해당 분야에서 전문가 못지 않은 지식을 갖추고 있다 보니 TV 광고보다 훨씬 믿음이 간다는 것이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이다. 

왕홍들의 활동 영역은 패션과 뷰티에 이어 핫플레이스, 푸드, 게임 등으로 점차 넓어지고 있으며, 투에이비는 이들과 다양한 기획을 하는 것은 물론 대형 및 중소기업 브랜드와 연합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김예지 기자 / yj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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