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누진세 완화, 전기먹는 하마 가전도 날개 단다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쓰면 쓸수록 요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현행 ‘전기료 누진제’가 완화되면서, 전력 소비량이 큰 ‘전기먹는 하마’ 가전들도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그동안 유지비 부담으로 국내에서 외면받았던 건조기와 난방, 조리용 가전 제품들이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29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조기 시장은 전년 대비 3배 늘어난 10만대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여름 장마와 시도때도 없이 찾아오는 중국발 스모그와 미세먼지, 그리고 밀폐형 강제 공조식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그동안 일광 자연 건조에 의존했던 빨래 말리기 문화에도 변화가 오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6단계 11.7배의 전기요금 누진제를 3단계 3배 수준으로 대폭 완화하기로 결정하면서 그동안 보급이 부진했던 건조기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기존 국내 건조기 시장은 높은 전기요금 부담에 가스식이 대부분이였지만, 별도 가스배관 공사 및 시공 문제 등으로 소비자들로부터 크게 호응을 받지 못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기형 의류 건조기를 판매하고 있는 LG전자 관계자는 “비싼 전기료 문제가 해결되면서 전기식 건조기가 가스식을 대신해 시장을 넓히고 있다”며 “최근 제품들은 전기 소비량을 기존 대비 25% 수준으로 낮춘 것도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치 및 관리 편리성에 높아진 열효율과 낮아진 전기료 부담으로 유지비 걱정까지 해결된 전기식 건조기 시장의 빠른 성장을 예상한 것이다.

LG전자와 함께 국내 가전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시장 확대 가능성에 주목했다. 아직은 일광 건조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의 생활 습관에 수출에만 주력하고 있지만,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경우 언제든지 국내 출시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주방용 조리기구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누진제에 따른 전기 요금 부담에 가스식 의존도가 높았지만, 최근 정부가 누진제 완화 방침을 밝히면서, 각 업체들의 전기 조리 기구의 마케팅도 보다 활발해지고 있다. 가스 대비 뛰어난 안전성과 이동도 가능한 편리성 등이 요금 부담이 사라진 전기 조리 기구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또 그동안 겨울철 전기료 폭탄의 주범으로 꼽히며 한전 등이 나서 사용을 억제했던 전기 난방기구 역시, 이번 전기 누진세 개편의 최대 수혜 품목이 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전기 요금 개편은 사용량이 많은 가정일 수록 체감하는 요금 인하 혜택이 커지는 것이 특징”이라며 “그동안 요금 부담 등으로 인해 보급에 어려움이 있었던 건조기와 조리, 난방 기구 같은 발열 가전 제품들이 본격적으로 보급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정호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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