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명퇴건의’에 탄핵 응집력 흔들…비박계, 개헌병행·즉각하야 등 혼선

지난 28일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을 비롯한 친박계(親박근혜계) 핵심 중진 의원들이 모임을 갖고 박근혜 대통령의 명예 퇴진을 건의한 후 야권과 비박계(非박근혜계)가 뜻을 모았던 ‘탄핵’의 응집력이 느슨해졌다. ‘탄핵’으로 모아졌던 ‘전선’도 다시 ‘탄핵과 개헌 병행’ ‘질서있는 퇴진’ ‘즉각 하야’ 등으로 나뉘어 혼선을 빚었다. 당장 탄핵안 의결정족수인 200명을 채우는데 키를 쥔 비박계에서는 29일 “대통령 입장 발표를 12월 9일까지 기다려보자”는 말이 나와 탄핵 조기 강행 입장과 엇갈렸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탄핵안 의결을 조속히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탄핵과 개헌 병행’을 주장했다. 야권 내에서도 ‘조기 퇴진’과 ‘질서 있는 퇴진’, ‘탄핵’ 등의 목소리가 엉켜 나왔다.

친박계의 명퇴 건의는 당장 비박계를 흔들었다. 여당 비주류는 29일 오전 급하게 모여 회의를 열었는데, 탄핵을 늦추고 “대통령의 입장 발표를 지켜보자, 시간이 필요하다”는 기류가 적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유의동 의원은 “일단 대통령의 충분한 입장을 들어야지 그 전에는 우리가 뭘 얘기한다는 것 자체가…, 예단가지고 멘트를 드리기에는 지금 상황이 너무 엄중하다, 우리에게 조금 시간을 달라”고 했다.

이날 비박계 홍문표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탄핵추진안 의결을 12월 9일까지 늦추고, 그동안 박 대통령의 추가 담화나 입장이 나올지 지켜보자고 했다. 비박계의 전반적인 기류에 대해서는 “(친박계 명퇴 건의가 나온 이후)어제 저녁과 오늘 아침에 (비박계 의원들과) 통화하고 대화해본 결과는 많은 분들이 공감갖고 있다”고 했다.

친박계의 명퇴 건의는 지난 27일 전직 국회의장과 총리 등 국가원로들이 제안한 ‘내년 4월까지 질서 있는 퇴진’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는 28일 “그것(국가원로 제안)을 무겁게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통령 사법처리문제까지 포함해서 (퇴진에 대한) 대통령의 뜻이 만약 나온다면 비상시국위원회를 소집에서 거기에 대한 논의를 한번 해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겠다”고 한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비박계 이탈을 경계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은 탄핵을 정상적으로 추진하겠다”며 “탄핵에 동참할 새누리당 의원들에게도 호소드리겠다, 서둘러 달라”고 했다.

반면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탄핵 반대가 아니다”라면서도 “탄핵을 하더라도 과도기 관리할 거국내각을 구성하고 국회에 개헌특위를 가동하자는 것이 내 일관된 주장”이라고 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 비대위-의원 연석회의에서 “탄핵은 탄핵이고, 대통령 퇴진은 퇴진이고, 개헌은 개헌”이라며 “탄핵안 통과 이후 개헌도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이형석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