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 이른 사장단 인사 왜?…정지선號, 신경영 일발장전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난 28일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기존보다 2주 가량 빠른 조기 인사인데다 부회장 1명, 사장 5명 등 역대 최대 규모의 사장 승진이다. 지난 2014년 그룹 기획조정본부장 자리에 발탁됐던 이동호 현대백화점 그룹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에는 압구정점장을 거쳐 상품본부장을 역임한 박동운 현대백화점 상품 본부장이 승진, 발탁됐다.

예년보다 빠른 시기에 대규모 사장 인사가 발표된 배경에는 불확실해진 글로벌 경영 환경 속에서 속히 그룹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정지선 회장<사진>의 ‘결단’이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룹 측은 이번 인사와 관련해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응해 경영 판단과 경영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장급 승진자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번 인사로 ‘정지선식’ 경영 방침을 잘 이해하는 인물들이 ‘전방’으로 나선 것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내실형 경영’에서 점차 신사업 진출ㆍ출점 등을 통해 ‘공격형 경영’으로 키를 돌리고 있는 정지선 회장의 향후 경영방향이 이번인사에 녹아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정 회장의 취임 이후 다각화되고 있는 그룹 살림을 정 회장과 손발을 오랫동안 맞춰온 ‘전문경영인’들에게 맡김으로서 전반적인 그룹 살림의 효율화 작업에 돌입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서울 시내 신규면세점 특허권 입찰을 앞두고 현대DF 대표를 맡고 있는 이동호 부회장의 승진은 ‘면세시장 진입’에 대한 정 회장의 의지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이동호 부회장은 1984년 입사 이래 줄곧 기획과 재무 관련 업무를 맡아온 기획 및 재무통이다. 합리적인 판단력을 바탕으로 정지선 회장의 경영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데다 지난해부터 현대백화점이 주력하고 있는 ‘면세점 사업 진출’을 선봉에서 지휘해 온 인물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서울시내 신규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고배를 마신 후 오는 연말 발표예정인 추가면세사업자 특허권 경쟁에도 일찍이 뛰어들었다. 백화점ㆍ홈쇼핑 등 기존 사업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신년사에서 정 회장은 “이제 기존사업만으로 성장을 담보할 수 없으니 어느 정도 리스크를 안고라도 중장기 성장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10월 특허권 입찰 신청을 위해 서울 세관으로 향하는 이동호 부회장에게 “꼭 승리하고 돌아오라”고 당부했다는 후문도 유명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1년여 간의 절치부심 속에서 면세점 준비를 해왔는데 금번 (최순실) 사태와 맞물리면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어진 상황이 됐다”며 “현 시국을 효과적으로 돌파하고 신사업의 그림을 완성해나갈 인물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나온 인사라고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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