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이재용 만나 ‘합병비율 조정’ 요청”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측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을 고쳐달라는 요청을 했으나 삼성측이 이를 거부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국민연금 정재영 책임투자팀장은 30일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지난해 홍완선 국민연금 전 기금운용본부장(CIO)과 함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측 인사를 만난 자리에서 “합병비율을 변경가능하냐고 문의를 했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삼성측에서 답변한 사람은 누구였냐’는 질문에 정 팀장은 “그것은 아마 김종중 사장이 답변한 것 같다”고 답했다. 김종중 사장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이다.

정 팀장은 김 사장이 “합병비율이 이미 결정돼서 외부발표가 됐기 때문에 제일모직 주주입장에서 사후적으로 합병비율을 바꾸게 되면 제일모직 주주에게 배임이 발생할 수 있어서 쉽지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국민연금 입장에선 삼성물산 주주들에 대한 배임 아니냐. 왜 따지지 않았냐’고 다그쳤고 정 팀장은 이에 대해 “내부 분석에 의하면 일단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한 부분이 있어서 그부분을 수정해줄 수 있느냐를 요청드린 사안”이라고 답했다.

정 팀장은 이어 “위원들의 개별판단에 대해서는 잘모르겠고, 합병에 따른 미래가치 증가분이 장기적으로 삼성물산 주주에게 도움이 될것이라고 봤다”고 덧붙였다. 홍 전 본부장과 이 부회장 등이 만난자리에는 모두 8명의 인사가 배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형표 국민연금 이사장은 이날 국회에 출석해 “삼성물산 합병비율이 국민연금에 불리한 문제에 대해 기금운용본부도 인식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법적 절차에 따라 1대 0.35로 정해져 조정에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합병비율 산정과 관련 삼성측은 법과 제도 그리고 시장가격에 따른 산정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과 홍완선 전 본부장의 만남이 부적절한 것 아니냐에 대해서도 국민연금 측은 ‘투자자와의 만남은 일상적인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과 김종중 사장 등은 오는 12월 6일로 예정된 국정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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