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 검정 교과서 사용 못한다?

“국·검정 혼용은 꼼수”반발 속
활용교재 ‘국정’유일…학교 대혼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9일 처음 퇴진 의사를 거론함에 따라 차기 정권에서 폐지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정 역사교과서의 현장 적용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장 내년부터 역사과목에 한해 새 교육과정이 시행되는 현 상황에서 국정 역사교과서 채택 이외엔 선택 가능한 교과서가 없다는 의견이 제시되면서 학교 현장의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교육단체 및 역사 관련 단체들에 따르면 교육부가 국정 역사교과서 단일화 대신 내놓은 국ㆍ검정 혼용, 1년 시범 운영 후 적용 가운데 어느 것을 선택해도 내년도 역사 교육의 파행은 막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관계자는 “2015 교육과정을 적용한 국정 역사교과서와 2009교육과정을 적용한 검정 역사교과서를 동일선상에 두고 선택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현재 학생, 학부모, 교사들 사이에 거부감이 큰 국정교과서를 사용하지 않으려해도 새 교육과정에 맞춰 당장 활용할 수 있는 교재가 전무하다는 딜레마에 빠진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가 국민들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국정교과서를 강행한다면 지금 시점에서 학교 현장은 국정교과서를 형식적으로 채택하고, 대안 교재나 기존 검정교과서 등으로 역사 교육을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국정 역사교과서 사용의 근거가 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은 원래 시행시점이 2018년 3월 1일부터다. 하지만,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1일자로 2015 개정 교육과정을 고시하면서 중학교 역사 및 고등학교 한국사 과목에 한해 시행시기를 1년 앞당겨 2017년 3월1일 중1, 고1에 진학하는 학생부터 적용키로 결정했다. 따라서 기존 2009교육과정에 따른 집필기준에 맞춰 제작된 검정교과서들은 사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교육부가 역사교과서 국정 단일화 대신 국ㆍ검정 혼용 등의 대안을 제시하자 출판업계도 적지않게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역사교과서의 경우 국정화가 오래전부터 예고된 상황이라 출판사 차원에서 새 교육과정에 맞춰 제작이 전혀 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검정교과서를 혼용한다 해도 민간 출판사들의 입장에선 새 교육과정에 맞는 교과서를 새 학기까지 내놓는 것은 불가능”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교육 및 역사학계에서는 교육부가 지금이라도 반대 여론이 다수인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철회하고 관련 고시를 수정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 관계자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예정대로 실시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구체적인 방안 등에 대해선 정해진 바 없다”며 “계획 변경 등은 추후 국민 여론을 수렴해 결정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았다. 

신동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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