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리더십 있나…과거엔 대통령과 토론했는데”…한자리에 모인 외환위기 극복 주역들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그때는 여기 있는 분들이 대통령과 토론하고 소통하면서 국민적 여망을 모아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어요. 지금 그런 리더십이 있는지는 여러분들이 판단해볼 문제입니다.”(진념 전 재정경제부 장관)

“몇년 전만 해도 경제발전과 정치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나라라고 자처했지만, 이제는 ‘코리안 미러클’이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기가 쑥스러운 느낌마저 듭니다. 정치적 안정,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게 지금 가장 중요합니다.”(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

30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육성으로 듣는 경제기적 Ⅳ,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어’ 발간보고회에 전현직 경제관료들이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19년전인 지난 1997년말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대의 시련기였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환란 수습의 사령탑을 맡았던 전직 관료들이 한자리에 모여 토해낸 말들이다. 이들은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육성으로 듣는 경제기적 편찬위원회’가 30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주최한 ‘코리안 미러클 4: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어’ 발간보고회에 참석해 현 시국에 대한 걱정을 토로했다.

이들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온 나라가 대혼란에 휩싸여 있는 가운데 경제정책의 컨트롤타워도 실종돼 제2의 외환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며 한숨을 지었다. 그러면서 가장 먼저 정치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리더십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에 발간한 ‘육성으로 듣는 경제기적 Ⅳ’ 편은 19년전 외환위기의 전개과정과 이에 대한 대응 및 위기 극복 과정을 당시 경제관료들의 육성을 통해 생생하게 복원한 기록이다. 이 책의 발간을 축하하기 위해 노장 경제관료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진 전 장관은 “지금 (외환위기 당시와 같은) 리더십이 있는지 여러분들이 판단해볼 문제”라며 현 시국과 리더십 실종에 대한 아쉬움을 토해냈다. 그는 “국내외 정치적 불확실성은 확실히 해소해야 한다”며 “체제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강 전 장관도 현 상황을 안타까워하며 “정치적 불확실성만 제거하면 예전의 잠재력을 다시 발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일호 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축사에서 현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는 “코리안 미러클 발간은 의미가 있는 일이지만 동시에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한다”며 “국내 정치 혼란에 따른 심리위축이 더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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