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후보 2인 키워드는 檢출신-非호남-강력通

야권, 조승식·박영수변호사 추천
경험풍부·고위검사 출신 공통점
강직한 성품에 통솔력 뛰어나
지역안배 중립성 고려 방점도

‘비선실세’ 최순실(60ㆍ구속기소) 씨로부터 촉발된 전방위 국정농단 의혹을 파헤칠 ‘슈퍼특검’이 마침내 윤곽을 드러냈다. 야당이 특별검사 후보자로 조승식(64ㆍ사법연수원 9기) 변호사와 박영수(64ㆍ10기) 변호사를 추천한 가운데 두 사람의 화려한 이력과 정치권의 선정 배경 등이 주목받고 있다.

30일 국회와 법조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전날 ‘박근혜 정부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따라 특검 후보자를 선정하고 두 사람의 이름이 적힌 당 대표 명의 공문을 박근혜 대통령 비서실로 발송했다. 박 대통령은 내달 2일까지 이 중 1명을 특검으로 임명해야 한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두 후보 모두 경험이 풍부한 고위 검사 출신이라는 점이다. 여기에 적극적이고 강직한 성품에 통솔력과 돌파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검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비용만 현재 25억원으로 실제 투입액은 이를 훨씬 웃돌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 바 있다.

이처럼 거대한 조직을 일사불란하게 통솔하기 위해서 판사 출신보다는 수사팀 지휘 경험이 풍부한 검사 출신에 더 무게가 실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기동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판사를) 배제한 것은 아니다. 판ㆍ검사 출신 모두 1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법조인 중에서 최선의 선택을 고민했고, 그분들의 동의를 얻어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후보가 영호남 출신이 아니라는 점도 주목된다. 조 변호사는 충남 홍성, 박 변호사는 제주 출신이다. 때문에 야권에서 어느 때보다 ‘중립성’을 고려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초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국정농단 의혹에 ‘TK(대구ㆍ경북)’ 출신 인사들이 대거 연루돼 있기 때문에 ‘호남 출신으로 특검 추천이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로 광주와 전남 출신 전직 검사장인 명동성(63ㆍ10기), 문성우(60ㆍ11기), 박영관(64ㆍ13기), 소병철(58ㆍ15기) 변호사 등이 유력 후보군에 오른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3일 박 대통령 측이 ‘특검의 중립성’을 거론하는 등 야권을 은근히 압박하고 나서자 아예 호남 출신을 배제해 향후 논란을 원천 차단하자는 데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조 변호사와 박 변호사 모두 강력부 검사로 오랜기간 일한 ‘강력통’ 출신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조폭잡는 검사’로 유명한 조 변호사는 검사 생활 29년 중 20년 동안을 조직폭력배들을 검거하는 데 보냈다. 새로운 지역에 부임할 때마다 범서방파 김태촌, 부산 칠성파 이강환, 영도파 천달남 등 악명을 떨쳤던 현지 조폭들을 모두 검거해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원칙에 충실하고 강직하다는 평가를 받는 조 변호사는 지난 2008년 대검 형사부장을 끝으로 검찰에서 물러났다

‘최장수 대검 중수부장’이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는 박 변호사는 특수수사 분야에서도 능력을 발휘했다. 중수부장 시절 SK그룹의 분식회계 사건, 현대차그룹의 비자금 사건,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인수 의혹사건 등을 지휘해 ‘재계의 저승사자’로 불리기도 했다.

두 후보자는 “최선을 다해 소임을 다하겠다”면서도 “지금 소감을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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