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평화 촛불‘]평화로 증명해 낸 야간 청와대 200m 앞 행진

- 30일 시민불복종의 날 3만명 운집

- 집회 종료 시까지 야간 청와대 행 불투명

- 법원 “밤 10시반까지 청운효자동 갈 수 있다” 결정

- 3일 주말 촛불집회 때도 야간 행진 가능할지 주목

[헤럴드경제=원호연ㆍ유오상 기자]우려와는 달리 너무도 평화로웠다. 법원은 야간에도 대통령의 범죄 혐의에 대한 시민들의 항의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청와대 200m 앞까지 행진 해야 한다며 길을 터줬고 시민들은 야간 행진도 평화롭게 진행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30일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이날 ‘박근혜 즉각 퇴진! 박근혜 정책 폐기! 1차 총파업-시민불복종의 날’을 선포하고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 집회를 열었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약 3만여명이 참석했다. 평일 집회로서는 이례적인 규모였다.

[사진설명=법원이 처음으로 촛불집회 참가자들에게 야간 청와대 행진을 허용했다. 30일 총파업과 시민불복종의 날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

그러나 이날 청와대 방향 행진이 이뤄질지는 미지수였다. 퇴진행동은 6시부터 자정 전까지 ▷신교동교차로(푸르메 재활센터) ▷내자동 로터리 ▷새마을 금고 광화문점 등 3개 방향의 행진 경로를 신고했지만 경찰이 내자동 로터리를 제외한 나머지는 제한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교통소통과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며 경복궁역 앞인 내자동로터리까지만 행진을 허용한다며 조건통보를 한 상황이었다. 특히 청와대 분수대는 청와대로부터 100m 이내 지역으로 ‘절대적 집회 금지장소’로 차단했다.

주최측은 이에 불복해 서울행정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촉박한 시간으로 주최측이 본 집회를 마치고 행진을 시작한 7시 30분에도 결정이 나오지 않은 상태였다.

게다가 그동안 1~5차 주말 촛불집회에서도 법원은 야간 청와대 행진에 대해서 만큼은 엄격한 입장이었다. 지난 19일 제 4차 주말 촛불집회에 법원은 주최측이 낸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의 야간 행진에 대해 “(예상 행진 경로가) 넓은 도로에서 좁은 도로로 진입하는 지점에서 병목현상이 발생하고 안전 사고의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서촌 방향인 서울정부청사 창성동 별관 인근과 북촌 방향인 재동초등학교 인근 행진에 대해서는 오후 3시부터 5시 30분까지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법원의 판단이 늦어지자 집회 참가자들은 우선 경복궁역 앞 사직로 4개 차로를 점거한 뒤 ‘하야가’ 등을 부르며 시위를 벌인 후 오후 8시 30분께 집회 종료를 선언했다. 이때만 해도 결국 야간 청와대 행진은 무산되는 것으로 보였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 소식이 들려온 것은 이로부터 10분 뒤였다. 법원이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의 행진을 오후 10시 30분까지 가능하다는 결정을 내린 것. 일부 참가자들이 행진을 재개했고 내자동로터리를 막은 경찰에게 “비켜라”라고 외치기 시작했다.

주최 측이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을 알리며 길을 열 것을 요구했지만 경찰은 “이미 집회 해산을 선언했으니 집으로 돌아가라”며 길을 내주기를 거부했고 40여분간 집회 참가자들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주최 측은 경찰의 행위을 ‘부당한 공무집행’을 규정하고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경찰은 결국 한쪽 2개 차로를 열어 행진통로를 냈다. 야간 시간대 청운효자동주민센터까지의 행진이 처음으로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약 200여명의 시민들은 평화롭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박근혜 하야’를 외치며 청운효자동주민센터까지 행진했고 목표지점에 도달하자 평화롭게 자진 해산했다.

법원이 야간 시간대에도 청와대 행진을 허용함에 따라 오는 열릴 3일 ‘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 촛불집회에서도 청운효자동주민센터까지 야간 행진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지금까지 법원은 이전 집회가 평화롭게 진행됐을 경우 이를 근거로 다음 집회에서의 행진 반경을 넓혀줘 왔기 때문. 주최측은 “야간 행진으로 청와대 200m 앞까지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박근혜 정권이 완전히 퇴진할 때까지 촛불집회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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