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높은 유가 세계경제에 좋다”

산유국 경제회복 파급효과 기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는 세계 경제 성장에도 청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가 상승이 산유국들의 경제 회복을 위한 전환점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낮은 물가상승률에 고심하고 있는 선진국에서 물가를 자극하는 역할도 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더 높은 유가는 경제 성장에 좋다”는 제프리 커리 골드만삭스 원자재 리서치 부문 대표의 발언을 전하며 30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우선 글로벌 경제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경제가 득을 볼 수 있다. 유가 하락에 타격을 입었던 석유업계가 되살아나고 이에 따라 일자리도 창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2년간의 유가 하락과 함께 업계 내 투자가 줄고 일일 생산량이 100만 배럴가량 축소됐다. 그러나 최근 OPEC의 합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가가 상승 조짐을 보이자 석유업계의 투자가 증가해 왔다. 감산 합의에 따라 투자 증가가 탄력을 받으면 실업률은 더 떨어지고, 임금이 상승 압력을 받으면서 미국 경제 전체가 확장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

유가 하락과 함께 재정 적자와 부채 확대에 시달려 왔던 산유국들의 경제 회복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과 중동, 아프리카 등지의 산유국들은 최근 유가 하락과 함께 허리띠 졸라매기에 바빴다.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부 지출도 줄여야만 했다. 이들의 경제 상황은 글로벌 경제에 큰 우려로 작용해 왔다.

유가 상승은 이러한 상황의 일대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감산 합의에 따라 주요 원유 수출국의 화폐 가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화폐 가치는 각국의 경제 상황에 대한 시각을 엿볼 수 있는 주요 지표다.

유가 상승은 미국을 포함해 낮은 물가상승률을 끌어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선진 경제권인 유럽과 일본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만의 마크 챈들러 통화 전략 부문 대표는 “높은 유가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심지어 일본에서도 디플레이션이 끝나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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