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번의 기회는 옳은 것일까?

LA시가 지난달 30일 채용 과정에서 구직자에게 과거 범죄 기록을 묻지 못하게 하는 조례안을 잠정 승인했다.

비록 미치 잉글랜더 시의원의 반대로 만장일치에 도달하지 못해(찬성 12대 반대 1) 재표결에 부쳐지게 됐지만 재표결에서는 찬성이 과반만 넘기면 통과됨을 감안할 때 사실상 승인이 확정된 셈이다.

이번 조례안이 최종 통과되면 10명 이상 직원을 보유한 기업은 구인과정에서 구직자의 과거 범죄 기록을 물을 수 없으며 이력서에도 범죄 기록을 기입하는 부분이 삭제된다. 만일 고용주가 구직자의 범죄 기록을 알게돼 고용을 하지 않으면 이에 대해 합당한 이유까지 제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LA시의회 관계자들은 “다양한 조사 결과 범죄 기록이 있으면 취업률이 50% 이상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이 규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취업률이 오르면 생계형 범죄를 포함한 경범죄가 크게 줄게 돼 오히려 더 많은 사회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과연 그럴까. 욕먹을 각오를 하고 이를 결사 반대한다. 현재의 조례안은 ‘누구나 2번의 기회는 주어져야 한다’는 암묵적 원칙이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여기서 이런 의문이 생긴다. 과연 누구나 2번의 기회를 받을 자격이 있을까? 하는 것이다.

여러분이 기업주라고 가정해 보자. 여러분의 기업은 대부분의 직원이 여성이다. 그런데 LA시의 조례안에 따라 신규 남성 직원의 과거를 묻지 않고 고용하게 됐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직원에게 심각한 성추행 전력이 있음을 알게 됐다. 과연 여러분은 이 직원을 믿을 수 있을까?

또 다른 사례로 엄청난 금액의 현금이 오가는 비즈니스가 있다. 새로 고용한 직원이 과거 수차례의 절도 및 강도 행각을 벌인 기록이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여러분은 이 사람을 신뢰하고 고용할수 있는가? 특수 약물을 다루는 공장에 마약관련 범죄 기록을 가진 직원을 채용할 수 있는지, 애프터 스쿨에 아동 성애자를 고용해야 하는지….

실업률을 낮춰야 한다는 명분은 좋다. 그러나 이에 따른 위험을 감당하고 싶은 기업주는 감히 없다고 단언한다.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이에 대한 사회적 댓가를 받아 성공적으로 사회에 정착하는 사례, 물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범죄자 중 상당수는 다시 범죄를 저지른다는 것이 기록으로 입증된다. 일부에서는 재범의 원인을 ‘낙인론’에 따른 사회의 잘못이라고 주장한다. 누구나 반드시 갱생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의견이다. 이는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그렇지만 낙인론을 버리고 범죄자들에게 또 한번의 기회를 준다고 모두 갱생에 성공한다고 확신하는지 정말 솔직한 대답을 듣고 싶다. 만약 일이 잘못되면 LA시가 이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지도 궁금하다.

만일 한 기업주가 ‘왜 A 씨를 고용하지 않았나요’라는 질문에 “능력이 비슷한 사람 중에 과거 범죄 기록이 없는 사람이 있어서요”라고 답한다고 가정해 보자. 분명히 이런 질문이 따라올 것이다. ‘이거 차별 아닌가요?’

LA시가 이 조례안을 꼭 통과시켜야 한다면 여러가지의 안전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이들을 관리 감독할 기관(인력)을 배정하거나, 이것도 아니라면 특정 범죄, 혹은 재범자는 이를 반드시 명시하도록 하던가. 혹은 형량과 죄질이 낮은 일부 범죄자에게만 기회가 주어지든가 등등의 조치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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