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극적 타협 배경은 ‘脫원유경제’

원유의존 줄이고 IT·관광 육성
사우디 ‘비전 2030’ 위해 양보
내년 아람코 상장에도 긍정적

사우디아라비아가 당초 회의적인 전망을 깨고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를 이끌어냈다. 원유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비전 2030’과 내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기업공개(IPO)를 위해 사우디가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CNBC는 OPEC의 합의는 사우디의 ‘비전 2030’ 계획 아래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OPEC 회의전 감산을 요구하는 사우디와 이에 반대하는 이란ㆍ이라크의 갈등으로 합의가 무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사우디가 이란의 소폭 증산에 동의하는 등 양보를 통해 극적으로 합의에 성공했다.

존 킬더프 어게인 캐피털 창업자는 “사우디는 최근 유가 하락을 보면서 겁을 먹었을 것”이라며 “합의를 하지 않을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올지 미리 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OPEC은 하루 생산량을 120만배럴 줄인 3250만배럴로 합의했다. 러시아의 하루 평균 30만배럴 등 비(非) OPEC 회원국들도 감산에 나서기로 했다. 사우디는 당초 예상보다 30만배럴 적은 하루 48만6000배럴 감산에 나선다.

시장조사기관인 IHS의 대니엘 예르긴 부회장은 “사우디는 적절한 유가와 시장 점유율 유지가 필요하다”며 “역설적이게도 ‘비전 2030’을 실천하려면 원유를 팔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우디는 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IT, 관광 등을 육성해 경제 구조를 바꾼다는 ‘비전 2030’을 추진 중이다. 재정 긴축과 효율성을 위해 사우디는 연료나 월급에 내한 재정지원, 보조금 등도 줄이고 있다. 이는 ‘실세’로 불리는 모하메드 빈 살만 부왕세자(31)가 이끌고 있다.

헬리마 크로프트 RBC 원자재 전략 부문 대표는 “이번 OPEC 합의는 사우디의 개혁 프로그램을 돕고 살만 부왕세자에게 시간을 벌어줄 것”이라며 “보조금 축소 등으로 사우디 국민들의 반발 우려가 있었는데 살만 부왕세자가 한숨 돌리게 됐다”고 밝혔다.

유가 상승은 내년으로 예정된 아람코의 상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마이클 코헨 바클레이즈 에너지 원자재 리서치 부문 대표는 “유가 상승은 사우디가 지속하고 있는 예멘과의 전쟁 ‘비전 2030’, 아람코 IPO 등 모든 것에 유리하다”라고 지적했다.

신수정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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