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총수 청문회 D-5①] “다른 기업 회장님들 나온대요?”…총수 증인 채택 기업들 ‘눈치작전’, ‘전전긍긍’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주요 그룹 총수 대부분이 증인으로 채택된 ‘슈퍼 국정조사’가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 그룹들은 다른 그룹 총수들의 출석 여부 관련 동향까지 파악할 정도로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다.

또 해당 그룹 총수들의 동선은 물론 식사와 비상시 구급차 준비와 같은 구체적인 의전까지 챙기는 등 재계에 극도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사진설명=국회에서 국정농단 국정조사특위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는 모습.   박해묵 [email protected]]

1일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 특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GS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 그룹 회장 등 8명의 모든 총수들에게 증인 출석요구서가 전달됐다.

그 중 삼성의 경우 삼성 측 관계자가 직접 국회를 방문해 이 부회장과 함께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 등에 대한 출석 요구서를 수령해 갔다.

한진그룹 측도 직집 국회에 와서 조 회장 출석요구서를 받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특위 관계자는 “대부분 해당 그룹 총수 비서실에 출석요구서를 우편으로 보냈는데 삼성과 한진에선 직접 국회를 방문해 가져갈 정도로 이번 국정조사에 매우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물밑에서는 그룹 간 치열한 눈치작전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그룹 측에서는 ‘다른 그룹 회장 중 불출석 의사를 밝혔거나 증언을 피해가려는 움직임은 없는지’ 등의 질문을 특위에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끼리 직접 파악이 어렵거나 민감해 우회적으로 특위를 통해 다른 그룹 움직임을 파악하려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특위 관계자는 “총수들의 경우 원칙적으로 국정조사 증인 출석을 피해가기 어렵기 때문에 혹시 다른 그룹에서 이를 회피하려는 시도가 있거나 방법이 있는지 등을 알아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회에서의 증언ㆍ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서 특별히 규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누구든지 증인 출석에 응해야 한다.

친족 또는 친족관계가 있었던 자 혹은 법정대리인, 후견감독인 등이 형사소추 또는 공소제기를 당하거나 유죄판결을 받을 사실이 드러날 가능성이 있을 때 증인이 이와 관련된 증언을 거부할 수 있도록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다.

또 변호사, 변리사, 공증인, 공인회계사, 세무사, 대서업자,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약사, 약종상, 조산사, 간호사, 종교의 직에 있는 자 또는 이러한 직에 있던 자가 그 업무상 위탁을 받은 관계로 알게 된 사실 중 타인의 비밀에 관한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번에 총수들의 증인 거부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이와 함께 해당 그룹에서는 자사 총수들의 의전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국회에 가장 많이 들어오는 질문은 ‘회장님이 일반인과 분리된 공간에서 대기할 수 있는지’, ‘회장님 동선 어떻게 되는지’, ‘회장님이 변호인을 대동할 수 있는지’, ‘회장님의 점심식사는 어떻게 준비하면 되는지’ 등이다. 나아가 고령의 총수들이 장시간 일정을 소화해야 해서 비상시에 대비한 구급차까지 마련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번 국정조사를 담당하고 있는 한 계자는 “오는 6일 국정조사에서 총수들이 거의 하루 종일 대기해야 할 정도로 긴 일정이 예상되기 때문에 각 그룹 측에서는 회장들의 세세한 의전까지 더욱 신경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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