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늪’국내 골프장도 위탁운영 ‘쓰나미’

日골프장 136곳 운영 아코디아골프
MBK파트너스, 1조5000억에 인수
국내 PEF 사상 최대규모 M&A
자재 공동구매, 회원서비스 확대 등
경영난 타개·성장 노하우 도입 관심

국내 골프장 업계에 위탁운영 방식이 쓰나미처럼 몰려올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지난 29일 일본 골프장 136곳을 운영하는 아코디아골프를 최대 853억엔(89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하면서 위탁운영 모델의 국내 시장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한국자본, 일본 ‘위탁운영’ 큰손 인수=아코디아골프는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일본의 버블 경기 붕괴 시절에 헐값의 골프장을 마구 사들이던 2003년에 설립한 골프장 위탁운영사다. 현재 일본 내에서 골프장 43개를 소유하고 93개를 위탁 운영하고 있다.

아코디아가 가진 부채 6000억원을 떠안는 조건이어서 총 인수가는 1조5000억원에 달해 국내 사모펀드(PEF)의 기업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다.

국내 기업의 해외 골프업체 인수는 지난 2011년 5월 미래에셋콘소시엄이 휠라코리아와 함께 1조3000억원 규모로 타이틀리스트, 풋조이 브랜드를 가진 미국의 아쿠쉬네트를 인수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아쿠쉬네트는 5년만인 지난 10월에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면서 큰 폭의 상장 차익을 올린 바 있다.

MBK파트너스는 중국 골프 인구가 증가하고 일본을 찾는 한국 골프관광객도 점차 늘어나는 점을 감안해 동북아시아를 연계한 골프 사업을 구상하면서 인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아코디아골프(accordiagolf.kr)라는 이름으로 한국어 홈페이지가 운영되며 일본의 각 골프장을 부킹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앞으로 한국 골프장도 타깃이 된다.

총 2450여곳의 골프장이 있는 일본에서 골프장 업계는 위탁운영사인 아코디아와 PGM이 주도하고 있다. 양사가 보유중인 골프장은 일본 전체 골프장의 11% 수준에 불과하지만 매출 점유율은 70%에 육박한다. 기존에 부동산 버블을 틈타 과도하게 조성된 지방 원거리 골프장들은 대부분 적자라는 의미다. 이는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회원제 골프장 중에 20개 이상의 골프장이 회생절차에 들어가 있으며, 자본잠식 상태인 골프장이 74개에 달하는 국내 골프 시장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에서 아코디아와 PGM이 경영난에 빠진 골프장을 흡수하면서 성장해온 노하우가 국내에도 바로 적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의 매머드급 골프장 운영업체 인수를 계기로 국내에도 본격적인 골프장 위탁운영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위탁운영 실태=개별적으로 운영되던 여러 곳의 골프장을 묶어 프랜차이즈화 하고 자재의 공동 구매, 회원 서비스의 확대를 표방한 골프장 위탁운영 사업은 세계 골프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에서는 1990년대부터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었다.

세계 골프업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다나 가마니 회장이 1990년에 트룬골프를 창업하면서 위탁운영 사업이 시작됐다. 가마니 회장은 골프장을 체인으로 엮어 이른바 ‘규모의 경제’를 창출했다. 필요한 비품을 공동 구매하고, 시스템을 효율화하면서 골프장업의 토털 아웃소싱 사업을 성공시켰다. 현재 트룬골프는 미국의 34개주, 세계로는 29개국에서 270개소(18홀 기준)의 골프장을 운영중이다.

트룬골프 외에 미국에서 대표적인 골프장 체인인 클럽코프는 220여 개가 넘는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빌리캐스퍼가 158개, 캠퍼스포츠, 센추리골프파트너스 등도 100여개의 골프장들을 위탁 운영 중이다. 유럽에도 블루그린이 115개의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골프장 위탁운영 시장은 일본에서 가장 먼저 형성됐다. 현재 PGM이 18홀 규모로는 164개 코스를 보유해 규모로는 세계 3위에 올라 있다. 고타로 다나카 PGM 회장은 30년 이상 골프업계의 경험을 바탕으로 1년새 위탁운영 코스 수를 9곳이나 늘렸다.

반면, PGM과 경쟁관계인 아코디아는 최근 사세가 기울면서 골프업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던 류스케 카마타 CEO가 물러나고, 올해 여성 CEO인 유코 타시로가 이끌면서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것이다.

남화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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