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보호무역조치 5배 급증” 이미 높아진 무역장벽 ‘경고음’

사이먼 이브넷 GTA 사무국장

“전세계 각국의 보호무역 조치가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무역규제 경보 단체인 GTA(Global Trade Alert)의 사이먼 이브넷<사진> 사무국장은 지난달 30일 개최된 ‘2016년 통상산업포럼 국제콘퍼런스’에 참석, 전세계 각국의 보호무역 조치가 강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 ‘경고음’을 울렸다. 무역을 ‘제로섬(zero-sum) 게임’으로 여기면서 경쟁적으로 무역장벽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GTA는 공정무역을 지향하는 비정부단체(NGO)로 보호주의적 조치로 의심되는 각국의 수입규제 및 비관세 장벽을 홈페이지(www.globaltradealert.org)에 공개하고 있다. GTA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각국이 도입한 보호무역 조치가 이미 338건으로 2009년에 비해 다섯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브넷 사무국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거치면서 2009년에 보호무역 조치가 증가했으며, 2012년부터는 전세계 무역 둔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지난해부턴 다시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무역 왜곡을 가져오는 각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철강 산업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실시하는 것과 같은 불공정 무역 조사, 그리고 지난 1993년 국제무역협정으로 금지되었던 현지 재료나 부품에 대한 요건이 다시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각국의 보호무역 조치가 증가하는 원인과 관련해서 그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촉발된 최근의 위기에 대해 보호주의적 조치를 통해 ‘제로섬 게임’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상대국이 무역으로 이득을 보는 것을 용납하지 않고 제로섬 게임으로 여기게 되면, ‘근린궁핍화(begger-thy-neighbor) 정책’을 선택하게 되고, 이는 글로벌 저성장을 지속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다는 얘기다. 근린궁핍화 정책이란 통화량 증가와 같이 국내 경기 진작을 위해 채택한 정책이 이웃 나라의 경기 후퇴를 초래하는 등 역효과를 가져오는 것을 말한다. 이는 곧 부메랑이 되어 근린궁핍화 정책을 선택한 국가의 해외 수출 감소 등으로 이어지게 된다. 특히 각국의 보호무역 조치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는 것이 이브넷 사무국장의 지적이다. 그는 “지난 2009년 1월부터 8월까지 GTA에 보고된 보호무역조치는 100여건이었지만, 지금은 917건으로 기록하고 있다”며, 차후에 발견되는 보호무역 조차가 훨씬 더 많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브넷 사무국장은 “기업이 비관세장벽이나 수입규제로 의심되는 조치를 알려주면 GTA에서 불공정 여부를 심사할 수 있다”며, “한국도 적극적으로 GTA를 활용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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