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의 원유 감산 전격 합의… 2017년 조선업 빛 들까?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OPEC 회원국들이 비교적 큰 폭의 감산에 합의함에 따라 국내 ‘조선 빅3’ 회사들의 내년 전망에 청신호가 들어왔다. 미뤄지고 보류되고 취소됐던 해양플랜트 설비 시장이 살아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조선업계는 유가가 60달러선을 넘어설 경우 발주가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1일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들어 해양플랜트 발주가 전 세계적으로 단 한건도 없었다. 예상보다 큰 규모의 감산에 OPEC 회원국들이 합의했기 때문에 유가가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내년 전망이 비교적 밝아진 상황이라고 본다”고 기대했다.


또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도 “유가가 60달러 선을 넘어서면 원유 생산설비 발주가 늘어나고, 그 이상 오르게 되면 시추설비 시장도 활기를 띌 것으로 본다”며 “인도가 보류되고 지연됐던 문제들도 저유가 영향 때문이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시장에 활력이 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OPEC 회원국들은 하루 산유량을 3250만 배럴로 줄이기로 했다. OPEC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 48만6000배럴 적은 1005만8000배럴을 생산할 예정이며 2위 산유국인 이라크도 하루 21만 배럴을 감산키로 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보다 더 큰 감산폭이다. 매뉴라이프 자산운용은 “이번 합의가 이행되면 내년 상반기 원유수급은 균형에 도달할 것이다. 유가가 65달러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UBS자산운용은 ““OPEC가 기대보다 더 감산했다. 이제는 합의 이행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유가 상승 가능성이 커진 것에 대한 ‘빅3’ 회사 사이엔 온도차도 느껴진다. 유가 상승은 곧 해양플랜트 시장에 온기가 도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큰데, 해양플랜트에 강점이 있는 삼성중공업은 시장 전망을 밝게 하는 것에 비해 현대중공업 측은 ‘기대는 하지만 아직은 신중하다’는 입장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시장이 거의 고사 단계에 이르렀다. 그런데 유가가 상승하게 되면 그간 멈춰버렸던 설비 발주가 다시 가동될 가능성이 크다”며 “유가가 60달러 선을 넘어서면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이탈리아 국영 에너지 기업인 ENI사의 모잠비크 코랄 프로젝트 수주를 목전에 두고 있다. 모두 3조원 규모의 부유식 LNG생산설비(FLNG)로 연내 수주 가능성이 높다.

반면 현대중공업 측은 아직은 시장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OPEC 감산합의에 대해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감산 합의는 이뤄졌으나 이란과 러시아, 그리고 미국 셰일가스 업체들의 움직임이 변수로 남아있다”며 “감산 합의를 이행하느냐, 그래서 유가가 60달러선을 안정적으로 넘어서느냐 등 복합적인 변수가 아직은 많은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인도가 연기되고 있는 ‘소난골 프로젝트’가 유가 상승 덕분에 해결될 수도 있어 기대가 커진 상황이다. 대우조선은 소난골 프로젝트 인도 연기로 1조600억원 가량의 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마크워커 변호사와 계약해 소난골 프로젝트 문제를 해결하는데 회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유가가 60달러선을 넘어서면 생산설비와 시추설비 발주가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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