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됐고 그냥 박근혜라 불러라”

[헤럴드경제] 진보논객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대통령’이라는 이름이 아깝다. 그냥 ‘박근혜’라 부르자”며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날선 비난을 퍼부었다.
진 교수는 1일 매일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이처럼 말한 뒤, “피의자 박근혜 씨가 3차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언뜻 들으면 ‘물러나겠다’는 얘기처럼 들리나, 찬찬히 뜯어보면 결국 ‘절대 못 물러나겠다’는 얘기다. 변명과 발뺌으로 일관하더니, 이제는 아예 국민들 앞에서 흐드러지게 야바위판을 깔아 놓는다. 협박과 공갈로도 모자라 이제는 국민 전체를 상대로 사기를 친다”고 질타했다.

그는 “3차 담화의 내용은 이렇게 요약된다. ‘당장 탄핵을 중단하라. 내 임기를 단축시키고 싶은가? 그럼 여야 합의로 개헌을 하라. 합의가 안 이루어지면, 그건 내 책임이 아니라 국회의 책임이다. 개헌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나는 임기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라며 “사실 국회에서 개헌에 관해 합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0’에 가까우니, 결국 못 물러나겠다는 얘기”라고 분석했다.

이어 “아니나 다를까.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바람을 잡는다. ‘대통령께서 현 상황을 상당히 무겁게 받아들이고 국민들이 요구하는 내용들을 잘 알고, 국민의 뜻에 부응한 것이라고 본다.’ 정진석 원내대표도 거든다. ‘박근혜 대통령의 오늘 담화는 자신의 거취를 국회에 백지위임한 것으로, 사실상의 하야 선언이다.’ 이런 사기가 통하리라 믿는 걸 보니 국민을 봉으로 아는 것”이라며 “이 사기꾼들에게 속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국민의 뜻’은 분명하다. 즉각 물러나라는 것이다. 박근혜가 해야 할 것은 ‘사실상의 하야 선언’이 아니라, 그냥 ‘하야 선언’이다. 방식은 아주 간단하다. 쓸데없는 조건 달지 말고 언제, 어떻게 물러갈 것인지 스스로 분명히 밝히는 것”이라며 “담화를 보자. 거기에 언제, 어떻게 물러나겠다는 얘기가 있던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탄핵은 강제로 하는 것이고,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퇴진 뿐. 자기가 자발적으로 해야 할 퇴진을 왜 국회에 떠넘기는가? ‘자기의 일은 자기가 하자.’ 이건 다섯 살 먹으면 누구나 배우는 것”이라며 “아무리 공주처럼 살았다 해도 그렇지, 어떻게 자기가 퇴진하는 문제까지도 남한테 떠넘기는가? 모르겠으면 구치소의 최순실에게 물어보든지”라고 비꼬았다.

또 “정말 퇴진할 생각이 있다면 퇴진 스케줄부터 밝혀야 한다”면서(중략) “박근혜와 그의 가신들은 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오기를 기대하는 모양이다. 비상대책위원회 꾸려 적당히 개혁하는 흉내를 내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임기를 마치고 내년에 귀국하면 그를 내세워 다시 한 번 정권을 창출할 수 있다는 계산”이라며 “실제로 정권 재창출에 성공하면 박근혜 씨는 설사 감옥에 가더라도 빠른 시일 안에 사면될 수도 있을 게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문제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그 기다란 물건이 동아줄이 아니라 기름장어라는 데에 있다. 어디 그거 잡고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겠는가? 그 장어는 온몸이 기름으로 덮여 있어 부여잡아야 질질 미끄러질 뿐”이라며 “그러니 헛된 꿈은 버리는 게 좋겠다”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잔머리 굴려야 국민들 더 화나게 할 뿐”이라며 “국민의 뜻을 받드는 데에 여야가 따로 있는가? 국민의 뜻은 피의자 박근혜의 거처를 당장 청와대에서 구치소로 옮기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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