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업에서 그룹으로 이행하면 생산성 떨어져”…KDI 분석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독립기업이 성장 과정에서 기업집단을 이루는 경우가 많지만, 기업집단의 총요소 생산성이 독립기업보다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말하자면 독립기업에서 ‘그룹’으로 성장ㆍ이행하면 오히려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조덕상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일 ‘최근 기업집단 비중 확대의 특징과 거시경제적 함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기업집단으로 이동한 기업은 독립기업 대비 생산요소 투입 증가율이 높았지만 부가가치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 기업집단으로 지배구조를 변경한 독립기업은 독립기업으로 남아있는 경우와 비교해 5년간 자본은 1.36배 증가했지만 부가가치는 1.16배 증가하는데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집단으로 지배구조를 변경한 기업이 자본이나 노동과 같은 생산요소를 상대적으로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그에 맞게 생산성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독립기업에서 기업집단으로 지배구조를 변경한 기업의 총요소 생산성 증가율은 독립기업보다 연평균 약 1%포인트 낮은 것으로 추정됐다. 독립기업의 지배구조 변경에 따른 기업집단 비중 확대가 경제 전체의 생산성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최근 독립기업에서 그룹으로 이행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50인 이상 기업 중에서 기업집단 소속 기업 비중은 2008년 38%에서 2014년 48%로 10%포인트 증가했고 독립기업 비중은 그만큼 하락했다.

이처럼 기업집단이 독립기업보다 생산성이 떨어짐에도 기업집단 비중이 확대되는 것은 내부거래를 통한 거래비용 절감, 지배주주의 사익 편취 추구, 외부충격에 대한 위험 공유 등 때문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경제전체적으로는 비효율을 증대시키는 요인이다.

보고서는 따라서 “보다 시장경쟁적인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자원배분의 효율성과 역동성을 제고하는 가운데 지배구조와 상관없이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유인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생산성이 높은 독립기업이 기업집단을 형성하지 않더라도 더 많은 생산요소를 활용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의 경쟁기능 및 금융기능 강화가 요구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또 독립기업과 기업집단 사이에 존재하는 비대칭적 진입 및 퇴출 장벽을 제거할 필요가 있으며, 지배주주의 사익편취, 중소기업에 주어지는 보조금 및 조세혜택 등 유인구조 왜곡으로 인해 기업집단이 형성될 가능성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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