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검 “박 대통령 수사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

-“‘직권남용’ 혐의 적용 구멍 많아 다른 혐의 찾아 볼 것”

-“기존 수사 인력 최소화하고 새로운 진용으로 특검 수사팀 꾸릴 것”

-김수남 검찰총장, 청와대 경호실,우병우, 김기춘 등도 수사대상

-‘사이비 종교’,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 등도 수사할 계획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할 박영수 특별검사가 기존 검찰 수사 결과에 구애받지 않고 원점에서 다시 수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나타냈다. 기존에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수사를 담당한 검사는 특검팀에 최소한으로 부르고, 완전히 새로운 수사진을 꾸리기로 했다.
박 특검은 2일 향후 수사 대상과 방향에 대해 “검찰의 수사 기록을 처음부터 다시 보고 원점에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박영수 특별검사]

박 특검은 특히 기존 검찰이 박 대통령에 대해 적용한 ‘직권남용’ 혐의에 구멍이 많다고 판단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재단기금의 본질을 문화융성이라는 통치행위’라고 주장할 경우 논리를 깨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박 특검은 “대기업들이 거액의 돈을 내게 된 과정이 과연 무엇인지, 거기에 대통령의 역할이 작용한 게 아닌지, 즉 근저에 있는 대통령의 힘이 무엇이었는지를 봐야 한다”며 “수사기록을 처음부터 다시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제3자 뇌물죄 등을 적용하기 위한 방법을 찾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원점에서 수사를 진행할 계획인 만큼 수사진 구성도 신선한 인물을 중심으로 할 것이라는 게 박 특검의 계획이다. 기존 수사팀에는 전체(파견검사 20명) 3분의1 정도만 영입하고, 원칙적으로 현재 수사를 이끌고 있는 부장급들은 특검 수사팀에는 제외하기로 했다.

박 특검은 “법무부와 검찰에 인력을 달라고 하면 힘들겠지만 법을 들이밀면서 강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특검은 특검법에 명시된 14개 수사 대상 외에도 기존 검찰이 들여다보지 않은 부분을 적극 포함 시킬 계획이다.

그는 “청와대 문건유출, 세월호 7시간 부분도 같이 들여다 볼 것”이라며 “대통령 경호실에 대해 수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청와대에 주치의 허가 없이 약물이 반입되고, 신분이 명확하지 않은 민간인이 상시적으로 출입하도록 허용한 것은 경호실의 잘못이라는 판단이다. 박 특검은 “경호실장도 당연히 현행법을 위반했는지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2년 전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 때 ‘비선실세’ 존재를 근거 없다고 판단해 덮었던 검찰의 잘못에 대해서도 문제 삼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박 특검은 “‘정윤회 문건유출 사건’을 다시 수사하겠다”며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김수남 검찰총장도 특검 수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당시 청와대에서 일했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해서도 수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사이비종교’와 관련된 혐의도 수사하겠다는 부분이다.

박 특검은 “종교 연루 부분도 자세히 볼 것”이라며 “오대양 사건과 탁명환 피습 사건 등을 맡았던 경험으로 종교 부분을 잘 안다”며 “이쪽(사이비종교) 사건을 해 본 변호사를 수사팀으로 쓸 것”이라고 했다.

최순실 딸 정유라에 대한 수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박 특검은 “정유라 소환 등 절차를 독일 쪽과 잘 이야기해서 할 것”이라며 “이게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정유라를 잘 설득하려고 한다. 독어를 잘 하는 변호사들도 수사팀에 합류한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무조건 대면조사를 원칙으로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처음에는 서면조사를 하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시험 보기 전에 답안지 보여주는 건 아니지 않냐”며 “처음부터 대면조사를 하겠다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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