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계, ‘대통령이냐 여야협상이냐’ 탄핵조건 두고 갈팡질팡…일단 朴대통령과 면담 추진

[헤럴드경제=이형석ㆍ이슬기ㆍ유은수 기자] 2일 국회의 대통령 탄핵 의결에 키를 쥔 새누리당 비박계의 입장이 탄핵불가 조건이 대통령의 의사표명인지 여야 협상인지를 두고 갈팡질팡했다. 비박계 일부는 대통령이 자진해서 퇴진 시점을 밝히거나, 내년 4월 제안을 수용하면 여야 합의가 없어도 탄핵에는 참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또다른비박계는 박 대통령이 자진해서 퇴진 시점을 밝혀도 여야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탄핵에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이 가운데 비박계의원들과 박근혜 대통령이 만날 가능성이 커졌다. 비박계ㆍ비주류모임인 비상시국회의 간사 황영철 의원은 허원제 청와대 정무수석과 대통령-비주류 회동 필요성에 대해 교감했다고 이날 밝혔다. 

[사진=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비상시국회의에서 참석하고 있다. 박해묵 [email protected]]

황영철 간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허원제 정무수석과의 전화 통화에서) 정무수석이 대통령을 한번 만나는 것은 어떠냐는 얘기가 있어 제가 우리 전체 입장을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대통령 만나서 우리 진솔한 마음, 또 국민 목소리가 뭔지 전달해드리고 싶다(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또 “나는 개인적으로 대통령과 만나 진솔한 면담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비상시국회의의 입장은 어떨지 그것은 회의를 통해서 결정을 하겠다”고 했다.

이에 앞서 열린 비상시국회의에서는 ‘선(先) 퇴진 협상 후(後) 탄핵’이라는 종전 입장을 재확인했다. 황 의원은 “9일로 탄핵안 표결 일정을 잡고, 7일까지는 최선을 다해서 국회의 합의안을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야권에) 강력하게 요구한다”며 “박 대통령의 제3차 대국민담화에 여러가지 아쉬운 점이 있기는 하지만, 퇴임 시기와 이후 대선 일정 등을 모두 국회가 결정하고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7일까지 여야가 합의를 이뤄내면 새 역사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황 의원은 이어 박 대통령을 향해서도 “4월 30일을 기준으로 한 명확한 퇴임 일정과 ‘모든 국정을 총리에게 넘기겠다’는 2선 후퇴의 의지를 천명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탄핵 참여 혹은 불참 조건을 두고서는 비박계 내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비박계 핵심 유승민 의원은 이날 비상시국회의 후 “새누리당의 (대통령) 4월 퇴진 얘기 때문에 탄핵을 마치 거부하고 반대하는 것처럼 비치는 건 오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퇴진 시점을 밝혀도 “여야 협상 안되면 탄핵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여야 협상이 최우선이라는 것이다. 이는 전날 김무성 의원이 “4월 말로 대통령의 퇴임이 결정되면 굳이 탄핵으로 가지 않고 우리가 합의하면 좋지 않겠느냐”는 입장과 결이 다르다.

유 의원은 “저는 일관되게 여야 협상이 안 되면 탄핵에 참여하겠다고 말했지만, 그 점은 비상시국회의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점이 있다”며 “중요한 건 (대통령이) 4월 자진 사퇴를 밝혀도 그때까지 권한 행사를 하며 그 자리에 앉아 있겠다는 입장이면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어렵고, 전 국민 뜻에 따라 처신하겠다”고 말했다. 황영철 의원의 경우엔 박 대통령의 퇴진 시점 입장이 나왔으나 여야 협상이 안 된 경우에 대해서는 “앞일을 미리 예상할 수 없다”며 “상황에 따라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비주류 내에서도 상당수가 대통령의 퇴진 입장 표명이나 내년 4월 수용 선언이 있으면 여야 협상이 없어도 탄핵은 할 필요가 없다는 기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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