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신화’조성진 스마트폰 구원투수될까?

‘고졸 신화’, ‘미스터 세탁기’ 조성진 사장이 입사 40년만에 LG전자 부회장직에 올랐다. 직원으로 입사해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자리에 등극한 것이다. 그간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되던 LG전자는 조 신임 부회장 총괄 하에 1인 대표체제가 됐다.

LG그룹이 조 신임 부회장의 결단력과 추진력에 LG전자를 통째로 맡긴 것이다. 그는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엔지니어’다. 금성사 견습생을 거쳐 당시로선 특채로 금성사에 입사했고, 이후엔 세탁기 설계실에서 회사 생활을 시작했다.

1999년에는 ‘다이렉트 드라이브(DD)’ 방식으로 구동되는 세탁기를 개발했다. DD세탁기는 소음과 진동이 획기적으로 줄었고, 이는 LG전자 세탁기가 세계 1등 제품이 되는데 주효했다. 그는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LG전자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고, 불과 1년만에 LG전자 전체를 총괄하는 부회장 직에 오르게 됐다.

세탁기 전문가에서 LG전자 부회장으로 등극한 1등 공신은 지난해 말 출시한 초프리미엄 가전 ‘시그니처’의 성공적 시장 안착 덕분이 크다. 시그니처 출시로 통상 5%대에 머무는 LG전자 가전부문의 영업이익률은 올들어 9%까지 올라갔다.

조 신임 부회장이 이끈 H&A사업본부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3428억원이다. 회사 전체 영업이익(2832억원)보다 많다.

LG가 높은 자리를 그에게 준만큼 과제도 산적해있다. 당면 현안은 스마트폰 사업이다. LG전자 MC사업부는 올해 3분기 영업손실 436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6분기 연속 적자다. 올들어 MC사업부의 누적 적자폭은 8000억원에 육박한다. 조준호 MC사업본부 사장이 유임됐지만 부회장이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이외에도 아직 돈이 되지 않는 자동차부품(VC) 사업이 조기에 안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그의 어깨에 달려있다. 그가 지향하는 ‘로봇 사업’ 육성과, 최근 부쩍 높아진 LG전자의 부채비율(196% 3분기말) 관리도 그가 관심가져야 할 부분이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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