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코엑스 위, 신세계 색깔 입히기’ …스타필드 코엑스몰점, 실험 성공할까?

-신세계, 1일부터 스타필드 코엑스몰 본격운영 시작

-지난 2013년 리모델링 이후 무너진 명성, 신세계의 사업 참여로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한산한 코엑스몰 입구에 붉은색으로 씌여진 ‘스타필드(Starfield)’ 간판이 등장했다. 매장 곳곳에도 기둥마다 스타필드라고 씌여진 간판이 붙었다. 직원들도 저마다 스타필드가 새겨진 빨간색 완장을 찼다. 매장 전체가 하얗기만 하던 스타필드에 이처럼 빨간색 바람이 불었다. 신세계그룹이 지난 10월 삼성동 코엑스몰의 임차운영사업자로 선정돼, 경영을 맡게 되며 생긴 변화다. 

지난 1일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 스타필드 코엑스몰점 센트럴 파크 1번 게이트의 모습. [사진=김성우 [email protected]]

지난 1일은 신세계가 ‘본격적으로’ 코엑스 경영에 참여한 날이다. 이날을 시작으로 신세계는 스타필드 하남에서 보여줬던 다양한 ‘스타필드식(式)’ 이벤트들을 선보였다. 신세계는 향후 10년간 코엑스몰을 임차 운영한다. 그뒤에는 연장계약도 가능하다. 신세계는 ‘스타필드 코엑스몰점’ 을 통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코엑스몰, 스타필드 하남으로 이어지는 ‘강남벨트 구축’을 노리고 있다.

1일 오후3시께 새로운 10년의 시작을 맞은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다녀왔다. 이날은 영하권의 추운 날씨 때문인지 코엑스몰 센트럴 플라자 1번 게이트(정문)에 인적이 드물었다. 바깥 날씨와 다르게 온기가 돌던 지하1층 로비는 스타필드 마크가 새겨진 초대형 트리가 위치했다. 한산했던 바깥 풍경과는 다르게, 곳곳에서는 관람객들의 카메라 셔터소리가 들렸다. 지하1층과 지하2층으로 이어지는 공간에 위치한 간이 콘서트홀에서는 오후7시 방문하는 인기그룹 마마무를 등장을 기다리는 200여명의 팬들로 4시간전부터 가득 차 있었다. 

스타필드 코엑스몰점 로비에 로고가 새겨진 초대형 트리가 위치한 모습. 1일 많은 관객이 트리 사진을 찍으며 친구, 연인과 여가시간을 보냈다. [사진=김성우 [email protected]]

▶ 몰락한 ‘쇼핑몰’의 원조 코엑스몰 = 국내 대형 쇼핑몰의 원조 격인 코엑스몰은 지난 2015년 리모델링 이후 과거의 명성을 상실했다. 지난 2013년부터 3000억원의 비용을 들여 1년8개월여간 공사를 진행했는데, 되레 입장객이 줄었다. 잠실의 제2롯데월드, 송도의 현대프리미엄 아울렛이나 스타필드 하남 등 초대형 쇼핑몰들이 수도권에 입지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또 리모델링과 함께 2030중심의 고급 브랜드로 상품구성(MD)를 전환하고, 디자인 전체를 흰색으로 바꿨는데, 메인스트리트가 5개나 되는 코엑스몰의 특성상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는 비판을 계속 받아왔다.

지난 7월 코엑스몰 입찰에 참여했던 현대백화점과 애경그룹이 신세계와 코엑스몰 운영권을 놓고 경쟁했지만, 최종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두 기업은 ‘수익이 나지 않을 것 같다’는 이유로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기업의 행보는 리모델링 이후 코엑스몰의 몰락과 맞닿아 있다.

스타필드 코엑스몰점 내부 모습. 기본적으로 흰색 바탕이던 코엑스몰은 스타필드 코엑스몰점으로 바뀌며 곳곳에 빨간색 간판이 들어섰다. [사진=김성우 [email protected]]

매장에서 만난 직장인 박모(28ㆍ남)씨는 “과거에는 발디딜 틈이 없던 코엑스 몰이 이젠 한산해졌다”라고 했다. 박씨는 중학교때부터 강남에 거주해 코엑스몰을 자주 찾았다고 했다. 그는 “코엑스몰과 옆에 붙은 멀티플렉스 영화관은 강남 중고등학생들의 놀이터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은 봉은사역에서 삼성역 인근으로 이동하기 위해 따뜻한 코엑스몰에 들어왔을 뿐이다.

▶ 신세계, ‘스타필드’ 스타일을 입혀 ‘코엑스몰의 부활’ 노린다 = 신세계는 스타필드 하남에서 보인 쇼핑몰 노하우를 코엑스몰에 주입한다는 방침이다. 스타필드 하남에서 각광받은 오픈라이브러리를 조성하고, 포인트카드와 신세계 포인트를 연동시켜서 모객효과를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통해 관객수가 줄어 매출부진을 겪는 임차인들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치중한다는 방침이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이후 장기적인 관점에서 MD를 바꾸고, 리모델링도 진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강남구청이 계획하고 있는 코엑스몰 주변의 ‘한국판 타임스퀘어 조성’이 이뤄지고, 현재 계획이 진행중인 교통허브(무역센터 인근)와 면세점이 들어설 경우 코엑스몰은 다시금 시민들이 찾는 쉼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바로 옆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도심공항 터미널 등 시설이 위치한 것도 장점이다.

스타필드 코엑스몰점 내부 모습. 지하2층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앞에 많은 시민들이 인기가수 마마무를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김성우 [email protected]]

이에 코엑스몰 상인들은 매출 개선도 좋지만, 신세계 측에 임대료 계약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한 매장 관계자는 “리모델링 이후 매장 임대료가 높아 허덕이는 업자들이 많이 있다”고 귀띔했다. 코엑스몰 상인들은 매출과 상관없이 일정액을 임차인 측에 납부하는 계약을 맺어 왔는데, 수익이 나지 않아도 일정액 이상을 의무적으로 납부해 왔다. 한 관계자는 “최근 매출이 안나오는데 이런 계약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신세계 그룹 측은 상가별로 리정을 잡고, 순차적으로 임대료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순차적으로 진행중이라, 전체 계약을 수정하는 데는 조금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스타필드 코엑스몰점 앞에 위치한 SM타운 모습. [사진=김성우 [email protected]]

한편 기존 코엑스몰 카드에 적립된 금액은 앞으로 내년 2월까지 사용가능하고, 적립은 이번달 말까지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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