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CEO 사임…‘럭셔리 커피’에 힘 쏟는다

하워드 슐츠가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다. 슐츠는 앞으로 고급 커피 매장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일(현지시간) 스타벅스는 슐츠가 CEO에서 물러나고, 케빈 존슨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슐츠의 뒤를 잇는다고 밝혔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슐츠는 고급 커피 전문 매장 확대라는 새로운 전략 구상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슐츠는 스타벅스 회장직을 그대로 유지하며, 회사를 떠나거나 정치활동을 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슐츠는 퇴역군인들의 권리, 일자리 창출 등과 같은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올해 대선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WSJ은 슐츠가 스타벅스의 성장을 위해 더 비싼 커피 판매와 음식 판매에 나섰다고 전했다. 슐츠는 고급 커피 전문 매장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럭셔리한 체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구상은 스텀프타운, 인텔리젠시아 등과 같이 스페셜티 커피를 취급하는 경쟁자들이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미 스타벅스는 2년전 시애틀의 ‘리저브 로스터리 앤드 테이스팅룸’을 시작으로 고급화를 시도했다. 이곳에서는 커피원두를 직접 로스팅하고, 다품종 소량생산되는 커피를 12달러(약 1만4000원)에 판매한다. 증기 압력을 이용해 추출한 사이폰 커피 등과 같이 다양한 추출 방식을 선보이기도 한다.

스타벅스는 ‘스타벅스 리저브’라는 고급 브랜드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은 황금색 별과 글자 R로 된 로고를 지니고 있다. 해당 매장에서는 소비자들에게 커피 관련 교육과 다양한 브루잉(brewing) 방식을 제공한다. 새로운 음료와 음식도 선보인 뒤 일반 매장으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슐츠는 “‘스타벅스 리저브’ 확대는 스타벅스가 해외 진출에 나선 이후 20년만에 최대 전략 구상”이라고 밝혔다.

슐츠는 1986년 커피숍 ‘일 지오르날레’를 창업했으며, 다음해 스타벅스를 인수했다. 스타벅스는 현재 전세계 2만5000개 매장으로 확대됐다.

슐츠는 2000년에도 스타벅스 CEO에서 물러나 미국 프로 농구(NBA) 시애틀 슈퍼소닉스 구단주를 맡기도 했다. 하지만 2008년 스타벅스가 어려움을 겪을 때 다시 CEO로 복귀했다.

이날 슐츠가 CEO에서 물러난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스타벅스 주가는 장외 거래에서 3.1% 하락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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