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포럼-박진규 와디즈 수석연구원]세상을 바꾸는 작은 돈, 크라우드펀딩

최근 뉴질랜드에서는 여러 사람이 돈을 모아 개인 소유 해변을 구매해 대중에 국립공원으로 개방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미국 펀데일(Ferndale) 지역에서는 지역 공동체를 살리기 위해 지역 라디오 방송국을 건립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호주 교외의 부찬(Buchan) 지역에서는 화재로 소실된 대중 술집을 재건하기 위한 자금 모집이 이루어졌다.

이 사례들의 공통점은 모두 ‘크라우드펀딩’이 이용됐다는 점이다. 특정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온라인상에서 대중으로부터 십시일반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이다. 과거 우리나라의 품앗이나 계와 유사하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 매체의 발달로 자금을 지원하는 사람들의 범위가 불특정 다수로 확대된 점이 특징이다.

크라우드펀딩은 얼마 전까지만해도 아이디어 수준에 머물렀던 것을 시제품으로 개발할 때나 음악 작곡 또는 공연 등의 문화 콘텐츠를 제작할 때 부족한 자금을 모으기 위한 수단으로 주로 활용됐다.

하지만 크라우드펀딩이 확산되고 발전하면서 이용범주가 그 한계를 모를 정도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지역공동체나 사회 전체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거나 대중의 직접 참여가 가능한 정치적 의사결정구조를 만들기 위한 운동의 일환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대중이 같은 목표를 바라보며 함께 움직일 때 혼자서 하기 어려운 일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일에 참여해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려고 하고, 자신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한다. 그런 ‘의미’있는 일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북돋아 주는 동력이 바로 대중들에 의해 모인 돈이다. 그러나 좀 더 깊이 생각해보면,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준 것은 금전 그 자체라기보다 그 돈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의지’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건강한 의지가 모여 집단의 의사로 표출될 때, 그렇게 연결된 대중은 자생력을 가지고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

기업 투자도 마찬가지다. 스타트업(신생기업)에 대한 투자를 단순히 많은 돈을 벌고 싶다는 기대때문이 아니라 좋은 회사에 대한 진지한 응원으로 생각하거나, 단순한 기부를 넘어서 사회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와디즈는 이달 1일부터 4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6 대한민국발명특허대전’에 마련된 ‘크라우드 펀딩관’을 통해 유망 발명품 7종에 대한 크라우드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사업성이 유망한 발명품을 알리고, 대중으로부터 직접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것이다.

사람들이 돈을 모아 서로를 도와주는 품앗이 문화가 익숙한 우리나라에서 크라우드펀딩은 활성화될 가능성은 높다고 생각한다. 안전하고 투명하게 돈을 모을 수 있는 금융 환경의 변화도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다.

크라우드펀딩은 이미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세계적으로 그 변화의 사례들은 날마다 늘어나고 있으며, 그 변화의 흐름은 이미 국내에서도 시작되고 있다. 그 변화는 ‘크라우드(crowd)’ 여러분들에 의해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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