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지지율’ 올랑드의 백기투항… 몰락 원인은 ‘실업률’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지지율이 4%까지 떨어진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결국 내년 4월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현직 대통령이 재선을 포기한 것은 현대 프랑스 정치사에서 처음 있는 일로, 실업률 잡기에 실패하는 등 경제정책 실패가 몰락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올랑드 대통령은 1일 저녁(현지시간) 한국의 청와대 격인 엘리제궁에서 성명을 내고, 현재의 낮은 지지율로 출마했을 때 낙선의 위험이 있다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앞으로 몇 개월간 나의 유일한 임무는 프랑스를 지속해서 이끄는 것이다”며 “(집권) 사회당이 보수와 극우에 맞서 승리할 기회를 만들고 싶다”라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

2012년 니콜라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을 누르고 당선된 올랑드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줄곧 낮은 지지율에 시달렸다. 프랑스 국민들은 ‘블링블링(사치스러운)’ 사르코지에 대한 피로감으로 ‘보통 사람(무슈 노르말ㆍMr. Normal)’ 올랑드를 택했고, 올랑드는 이렇다할 통치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올랑드의 지지율은 취임 1년만에 10%대로 떨어졌고, 이달 초에는 4%까지 주저앉았다. 영국 리서치업체 입소스 모리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주요 25개국 가운데 프랑스 국민들의 국정 수행 불만족도가 89%로 가장 높았다. 올랑드를 수식하는 말은 ‘역사상 가장 인기없는 대통령’으로 바뀐지 오래다.

올랑드의 가장 큰 실정은 경제를 살리지 못한 것이 꼽힌다. 특히 실업난을 해소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 프랑스의 실업률은 2012년 이후 4년 동안 계속해서 10% 이상을 유지하다가, 지난 2분기 겨우 그 밑으로 떨어지는가 싶더니 3분기에는 다시 10.0%로 원상복귀했다. 청년 실업률은 25%가 넘는다. 두자릿수 실업률을 해결하지 못하면 대선에 안 나가겠다고 여러차례 밝혔던 올랑드에게는 치명타였다.

올랑드는 지속되는 경기 침체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 세금 감면 등 친기업 정책을 내놓고 경직된 노동법을 개정해 해고를 쉽게 만드는 등 ‘우회전’을 택했지만, 이는 오히려 기존 지지기반마저 허무는 결과를 초래했다. 일간 최대 수십만명이 참여한 노동법 개정 반대 시위는 올해 초부터 6개월이 넘도록 지속됐고, 그럼에도 올랑드는 개정을 강행했다.

이밖에 지난해 1월 샤를리 엡도 테러 이후 줄지어 발생한 테러 사건들, 여배우 쥘리 가예와의 열애 스캔들, 최근 사회당 인사들을 노골적으로 비판한 대담집 논란 등도 비주기적으로 정권을 흔들었다.

올랑드 대통령의 불출마로 내년 1월 사회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는 ‘대통령 보다 인기있는 총리’라는 평가를 받는 마뉘엘 발스가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그러나 여론조사기관 ‘해리스 인터랙티브’의 조사에서는 발스 총리가 사회당 후보로 나가더라도 대선 1차 투표에서 9%의 지지율에 그쳐 결선 투표에 진출하지 못할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대선에서는 ‘프랑스의 대처’라고 불리는 공화당(중도우파)의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와 ‘프랑스의 트럼프’인 국민전선(극우파)의 마린 르펜 대표가 2차 결선 투표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현재로서는 높다. 피용이 다소 간 우세한 가운데 르펜의 돌풍도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 그러나 누가 되건 프랑스가 더욱 오른쪽으로 기울게 될 것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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