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덕화 무게감 키운 육성재 캐릭터 변화에도 ‘찬란하神’

육성재는 tvN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 초반만 해도 기대한 만큼 보이지 않았다. 우선 분량이 너무 적었다. 캐릭터도 거창하지만 단조로웠다.

13대째 도깨비 김신을 모시는 가신(家臣) 집안의 4대 독자이자 재벌 3세인 유덕화 역이었다. 언뜻 언뜻 미스터리 요소를 내비쳤지만, 가구점 매장에서 일하면서 CEO 수업을 쌓는 철부지 재벌 3세였다.

하지만 육성재는 평범한 인간이라 할 수 없는 모습을 하나둘씩 보여주면서 그의 캐릭터에 무게감을 실어주었다. 도깨비 김신과 저승사자 이동욱을 한 집에 모이게 하고, 김신과 저승사자조차 찾지 못했던, 용평스키장에서 알바를 하고 있는 지은탁(김고은)을 나비가 돼 날아가 찾아냈다. 공유(김신)가 마음속으로 했던 이야기를 지은탁에게 전해주기도 했다.


7일 밝혀진 육성재의 정체는 신에 빙의된 캐릭터였다. 육성재는 김신과 저승사자에게 “‘그 누구에게도 빌지 말라. 신은 여전히 듣고 있지 않기에’라고 투덜대기에”라면서 “신은 그저 질문하는 자일뿐. 운명은 내가 던지는 질문이다. 답은 그대들이 찾아라”라고 말했다.

캐릭터에 무게감을 더해주어도 배우가 이를 소화해내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육성재는 바(bar)에서 신의 목소리를 내는 연기를 제대로 터뜨렸다. 제작진에 따르면 육성재는 연기 감을 빨리 잡고 대사도 잘 외웠다고 한다. 무엇보다 이전에 비해 극과 극의 변신을 하며 반전을 보여주어야 하는 육성재는 눈빛 하나까지 과잉 없이 캐릭터를 제대로 표현해냈다. 술 한 잔을 손에 든 채 연기한 육성재의 모습은 헤어스타일 변화와 약간의 스타일링으로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 처럼 보이게 했다. ‘눈섹남’(눈이 섹시한 남자)의 포스도 함께 발산했다.

나비로 변한 신이 육성재의 몸을 떠나 빙의가 풀림으로써 다시 원래로 돌아온 육성재는 계속 이전과 같은 천진난만한 아이(조카)로 있을지 궁금하다. 육성재는 예측하기 힘든 어려운 캐릭터 연기를 잘 해내고 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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