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혁, “하지원 선배와 이모조카 같다는 의견도 존중하지만…”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지난 4개월간 거제도에서 동고동락하며 한가족처럼 지낸 경험을 잊을 수가 없다. 한가족처럼 따뜻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MBC 수목드라마 ‘병원선’을 끝낸 강민혁(26)의 소감이다. 그는 드라마에서 처음으로 메인남자주인공을 맡아 아픔이 있는 의사 ‘곽현’ 역을 소화해냈다. ‘딴따라’ ‘상속자들’ 등 전작들에서는 서브남자주인공이었다.

“메인 남주의 무게감이 컸다. 드라마를 할 때마다 책임감을 느꼈지만 이번에는 책임감의 깊이가 달랐다. 작은 배역과 소품 하나하나가 중요하다고 느꼈다. 조금 더 신경 쓴 것 같다.”


강민혁은 메인남주라는 부담감 외에도 또 하나의 장벽이 있었다. 강민혁과 멜로를 펼친 하지원(39)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 이모와 조카 사이라는 말도 들어야 했다.

“어느 곳이건, 어떤 상황에서건 많은 사람의 다양한 시선이 존재한다. 이모와 조카 사이 같다는 시선을 반박하고 싶지도 않고, 그런 의견도 존중한다. 그런 생각을 깨고 연기하는 게 배우다. 그런 걱정과 의혹을 지울 수 있도록 노력하며 촬영했다. 두 사람이 어울린다고 해준 사람도 많다. 가능한 그런 걱정을 지우게 해주고 싶었다.”

강민혁은 윤선주 작가로부터 곽현 역에 잘 어울릴 것 같다며 캐스팅된 케이스다. 오디션 후 리딩 시간에 윤 작가가 좋아했다는 것.

“윤 작가님이 곽현 할 사람이 나타났다고 좋아해주셨다. 그때는 잘 몰랐지만 강민혁의 따뜻한 모습을 기본으로 하면 곽현은 따뜻하게 표현될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다. 저도 평소 진실되게 살려고 노력하는데, 거짓 없고 꾸밈없는 그런 모습으로 곽현을 표현하려고 했다.”

메인남자주인공 역을 처음 맡은 강민혁은 복합적인 감정을 섬세한 연기로 전달해내야 했다. 연기가 좋았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표현이 덜 됐다는 반응도 있었다. 연기력 논란에 대한 부분에도 강민혁은 차분하게 설명을 이어갔다.

“시청자들이 기대를 가지고 보시게 된다. 메인 주인공의 힘이라는 게 경험이 없어 부족한 게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부담감을 느끼지는 않았다. 연기는 내가 즐거워 하는 것이다. 즐거운 기운만 있다. 부담감은 없되 책임감은 가지고 있었다. 메인남주니까 힘줘 연기한 적은 한번도 없고, 따뜻함을 녹이려 했다. ‘병원선’은 처음과 끝이 너무 다른 휴먼 성장드라마다. 제 연기가 부족한 부분도 있겠지만, 처음에 내가 생각한 대로 잘 표현된 것 같다.”


강민혁은 의학드라마는 처음이라 신경을 많이 썼다. 따뜻한 감성을 담으려 했고, 실제 공보의들을 만나보고 분석하며 곽현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그는 함께 연기한 하지원(송은재 역)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좋은 에너지와 기운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연기하는 게 값진 경험이었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집중했다. 하지원 선배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선배는 한번도 집중력이 흐트러진 적이 없었다. 20년간 주연을 맡는 이유를 알만했다. 나도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지만, 누구에게 좋은 기운을 주고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배우가 되고싶다.”

강민혁은 밴드 씨엔블루의 드러머다. 클래식이나 발라드 같이 차분하고 잔잔한 연주를 좋아하고, 미디업템포의 팝스러운 연주를 즐긴다. 씨엔블루에는 정용화, 이종현, 이정신 등 멤버들이 모두 연기를 병행한다. 강민혁은 “서로 연기에 대해 조언 같은 건 안하지만, 다들 멤버가 나오는 드라마를 열심히 보고 있었다”면서 “그런게 관심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민혁은 어렸을 때 연기를 하고싶었는데 어머니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밴드 멤버로 연예계에 들어가면서 그 뜻이 이뤄졌다. 그는 “내가 예능을 못하니까 회사에서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 것 같다”면서 “밴드도 처음에는 무대에서 죽이겠다고 했지만 이제는 무대를 즐기자는 식으로 바뀌었듯이, 연기도 할수록 어렵다. 다음 작품에서는 연구를 더 많이 해 성장하고 인정받도록 하겠다”고 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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