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투자이민 급감…美 부동산업체 울상

중국인 미 부동산 투자
중국 자본으로 개발되고 있는 EB-5 프로젝트의 현장,  <사우스모닝 포스트 캡쳐>

부동산 ‘큰손’ 중국인들의 투자 이민이 급감하면서 미국의 부동산개발업체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모닝포스트(SCMP)가 24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50만달러 이상을 투자해 1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면 영주권을 주는 미국의 투자이민(EB-5 비자) 프로그램은 그동안 중국 투자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연 1만 개로 제한된 EB-5 비자의 신청자 대부분은 중국인이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과 더불어 EB-5 비자 허가 기간이 오래 걸리면서 중국인들의 흥미가 크게 줄었다. 특히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의 가족기업 ‘쿠슈너 컴퍼니즈’가 투자이민 비자 장사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연방검찰로부터 수사를 받은 것도 중국인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이민 변호사인 클렘 터너는 “수년 전만 해도 평균 4억달러였던 중국인의 EB-5 비자 투자액이 지금은 1000만달러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며 “이제 2천만 달러 투자면 큰 건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의 투자 이민 감소는 미국의 부동산 시장에 타격을 주고 있다. 통상 EB-5 비자 발급으로 들어온 중국 자금은 미국의 상업 및 주거용 부동산 프로젝트에 투자된다. 이러한 자금은 비용이 저렴하고 상환 만기가 길어 부동산 개발업자들도 선호했다.

코넬대의 이민법 교수인 스티브 예일-로어는 “중국인의 미국 투자이민이 정체되고 있다는 것은 좋지 않은 소식”이라며 “이는 미 산업에 타격을 주고 고용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미 상무부에 따르면 2012∼2013년 투자이민 제도로 17만4000개의 일자리가 생겨났다.
한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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