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자영업자 대출 120% 급증

인터넷전문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이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자영업자들의 폐업율이 함께 고개를 들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신용평가 모델 등을 보다 정교화하고, 보증부 상품 등을 늘려 신용공급과 리스크 관리를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된다.

▶3대 인뱅, 자영업자 대출잔액 3분기만 120% 증가=17일 헤럴드경제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인터넷은행 개인사업자대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3대 인터넷은행(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3조3024억원으로 전년 말(1조4951억원) 보다 120% 늘었다.

가장 많은 물량을 소화하고 있는 곳은 토스뱅크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총 3조3024억원에서 토스뱅크의 잔액은 54%를 차지하는 1조7915억원에 달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각각 23%, 22%를 차지하는 7833억원, 7276억원을 기록했다.

3사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꾸준히 오름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1분기 말에는 전분기 대비 56% 증가한 2조3373억원을 기록했으며, 2분기에는 23% 늘어 2조8912억원, 그리고 3분기에는 14% 성장한 3조3024억원에 이르렀다.

2022년 4분기가 돼서야 3대 인터넷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이 집계된 만큼, 해당 시장이 생겨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빠르게 성장 중이다. 특히 올해부터 인터넷은행이 의무적으로 지켜야 하는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산정에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이 포함되면서, 인터넷은행은 보다 적극적으로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을 취급할 전망이다.

▶인뱅에서 돈 빌리고 문 닫는 소상공인…폐업률도 ↑=하지만 문제는 건전성이다. 늘어나는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과 함께 대출을 받은 자영업 차주들의 ‘폐업률’도 함께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경기가 반등하고 있지만 여전히 문을 닫거나 사업을 접는 개인사업자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 탓이다. 현 상황이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보다 정교한 신용평가 및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토스뱅크의 개인사업자 폐업률이 지난해 3분기 기준 3%를 넘어서며 3사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토스뱅크의 지난해 4분기 기준 폐업률은 3.44%를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2.84%) 대비 0.6%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다른 인터넷은행의 폐업률도 꾸준히 오름세다. 케이뱅크의 경우 지난해 1분기 페업률이 전분기보다 떨어진 0.96%를 기록했지만 그 수치가 2분기와 3분기에는 각각 1.74%, 2.55%로 계속 올랐다. 카카오뱅크 역시 2022년 4분기 0.78%에서 지난해 3분기 1.76%로 3분기만에 1%포인트 가까이 급증했다.

이처럼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인터넷은행은 보증서 담보 대출 등 상품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폐업률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이같은 확대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개인사업자는 금융기관의 도움이 누구보다 필요한 주체이기 때문에 토스뱅크는 다른 금융기관이 (포용)하지 않을 때부터 선제적으로 포용하고 있었다”며 “개인사업자 대출심사 시에는 CB정보모형과 대안정보모형을 활용하고 있는데, 토스스코어링시스템(TSS)은 물론 개인사업자 대안정보모형 역시 지속 고도화하며 건전성 관리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승희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