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숙 Sh수협은행장이 헤럴드경제와 만나 올해 경영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Sh수협은행 제공] |
[헤럴드경제=성연진·문혜현 기자] “올해는 어느 때보다도 안정적 수익 창출에 나설 때다. 우량 여신을 중심으로 자산을 늘리고 어느 때보다도 철저히 리스크 관리에 나서겠다. 현장 체질개선을 위해 행장인 나도 함께 뛸 각오가 돼있다.”
최초의 여성 부장, 첫 여성 지점장, 수협중앙회 첫 여성임원…그리고 은행장까지. 강신숙 Sh수협은행장은 온갖 최초 기록을 다 써내려가며, 하나의 수식어로 설명이 불가한 ‘금융퀸’이다. 서울 송파구 수협은행 본사에서 만난 강 행장은 취임 첫 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또다른 기록을 써내고 있었다. 수협은행은 작년(3분기 기준 당기순이익 2800억원) 사상 최대 이익을 시현했다. 1년 전 취임 간담회에서 밝힌 3000억원 이상 당기순이익 목표를 무난히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성장 2라운드를 준비중이다. 외환(FX리더스)·카드(카벤저스) 부문의 드림팀을 키워내며 숨가쁘게 수협은행 새 역사를 만들고 있다. 지난해 성장이 두드러진 비이자사업 부문을 더 확대해나가기 위한 전략이다. 작년 자산관리(WM) 강화를 위한 PB(프라이빗뱅커) 브랜드 ‘Sh수퍼골드클럽’을 선보이고 관련 영업점을 강남에 두 곳(압구정·양재)낸 데 이어, 올해도 두 곳 더 확대 계획을 갖고 있다.
강 행장은 “수협이 그동안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이 나의 임무”라면서 “행장 임기를 감안한 단기 성과에 급급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영역에 투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성장이 눈에 띄게 좋다. 올해도 이 같은 성장이 가능한가.
▶올해도 전년 만큼 성장이 목표다. 다만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금융업 전반의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다. 세부적으론 예대마진도 하락하고 있고 이자 캐시백으로 상생 비용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자산에 대한 건전성을 확보하고 충당금이 쌓이지 않도록 되짚어보면서 체질개선에 나서야 한다. (잘 달려가다가) 넘어지지 않도록 하겠다. 현장에서 비용을 줄이고 영업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나도 함께 움직일 것이다.
-작년엔 특히 비이자이익 성장세가 두드려졌다.
▶FX리더스, 카벤저스 등 다양한 비이자이익 성장 창구를 만들었다. 이는 이익 뿐 아니라 인력 양성 목표와도 같이 한다. FX리더스는 영업점의 외환 전문인력 양성을 목표로 운영하고 있으며 외환상품 마케팅과 외환거래 실무를 중심으로 상품이론, 업체분석, 마케팅 실무, 외환업무 프로세스와 사후관리까지 외환 부문의 인적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카벤저스의 경우, 실제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영업점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선발하여 실질적인 카드 영업력 강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운영 중이다.
-지점장 교육 프로그램 등도 계획하고 있다고 들었다.
▶올해부터는 부지점장 대상으로 리더십이나 여신심사 등 전문가적 역량을 키우는 교육을 미리 실시해 지점장이 된 후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돕기로 했다. 수협은행 같이 작은 조직은 결국 직원들의 역량이 최고의 자산이다. 행장이자 선배로서 우리 직원들이 일하며 긍지를 느끼도록 하고 싶다.
-올해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판단해 특별히 여신심사를 중시하는 것인지 궁금하다.(강 행장은 은행권 최초의 여성 여신심사부장 기록도 가지고 있다.)
▶수협은행은 어업인 대상이기 때문에 시중은행 대비 긴급 자금을 빠르게 지원할 수 있도록 여신 전결권이 넓은 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경기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지점장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전결권을 줄이기로 했다. 대신 본부에 일상감리팀이 사전사후로 보완한다. 기존 우량 여신에는 전혀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신용등급이 낮은 그레이존에 속한 분들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겠다는 것으로 이해해달라. 특히 수협은행은 공적자금을 상환한 지 1년 밖에 되지 않아 건전성을 더 유의해야 한다. 지금은 경영 속도보다 안정성이 더 중요하다.
-전국 영업 꼴등 지점을 1년 만에 1등으로 만든 영업퀸 출신 행장이라서인지, 취임 첫 해 수협은행에선 다소 낯설 수 있는 PB브랜드를 선보인 것이 눈에 뛰었다.
▶사실 다들 두려워했지만 큰 결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Sh수퍼골드클럽’ 에서 당장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중장기적으로 고객 만족을 높이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봤다. 우리도 우선 해보고 시행착오도 겪고 고객 니즈를 맞춤형으로 가져가야 하지 않겠나. 올해도 두 군데 정도 더 계획하고 있고, 자산관리 전문가 양성을 위해 예비PB 3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수협은행도 2007년부터 개인우수고객 관리자제도를 통해 차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17년 누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중은행 못잖은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려고 한다. 출중한 PB가 많이 나와서 고객을 행복하게 해준다면 행장으로서 뿌듯할 것 같다.
강신숙Sh수협은행장 [Sh수협은행 제공] |
-내부적으로 행장 리더십 평가가 높다고 들었다. 취임 이후 인사 불만이 제로에 가깝다는데.
▶인사 과정에서 필요 이상 피로도를 느끼지 않도록 인사를 AI(인공지능)를 활용해 데이터로 결정하는 안을 진행하고 있다. 자격증 소유 여부, 집과 직장의 거리, 그간의 고과 점수, 향후 커리어에서 원하는 점 등을 데이터화해 120개 영업점에 어떻게 배치할 지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불평등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고 싶다.
-수협중앙회와 함께 하는 복합금융점포도 올해 더 확대하나
▶복합금융점포는 현재 을지로금융센터와 창동역 센터, 교대역 센터 3개 수협은행 지점에 9개 조합이 들어와 있다. 수협조합과 은행의 상생이 체질화되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7년 간 수협중앙회 상임이사(2016년 그는 1962년 수협 설립 이후 54년 만에 첫 여성임원이 됐다.)로 일하면서 어업인들의 마음을 돌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왕이면 가장 어려운 수협 조합을 찾아 직원들과 밥도 먹고 소비도 하면서 힘을 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수산해양금융 활동도 소개해달라
▶어촌의 출산율 제고에 관심이 많다. 실제 지난해 소진된 ‘Sh어촌 청년을 응원해(海)’ 적금은 만60세 미만까지 가입이 가능했다. 어촌에선 60대가 청년이기 때문이다. 식탁 위에 수산물이 줄어서도 안되고 어촌의 인구절벽이 이어져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도움을 줄 수 있는데 한계가 있지만 최대한 어촌 젊은이들이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금리 우대 상품 등 기획에 나서고 있다. 할 수 있는 도움은 모두 줄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