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인재 확보·R&D 시너지…철강·조선·통신 등 기업들 판교로 몰린다 [투자360]

(왼쪽부터) 현대제철, HD현대 글로벌연구개발센터, 판교 KT사옥(조감도).[각사 제공]

[헤럴드경제=김성미 기자] 기업들이 우수인력 확보와 연구개발(R&D) 시너지를 위해 판교로 모여들고 있다. 인공지능(AI)·로봇·디지털전환 등 첨단기술 중심으로 산업이 빠르게 재편되면서 철강·조선 등 제조업까지 IT 업종의 텃밭인 판교에 둥지를 트는 모습이다.

25일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회사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가 지난해 말 발표한 ‘2023 오피스 테넌트 프로파일’ 보고서에 따르면 판교업무지구(PBD) 오피스에서 IT 기업 비중은 지난해 2분기 72.8%에서 68.9%로 3.9%p 줄었으나, 제조업은 12%로, 같은 기간 4.4%p 늘었다.

이는 현대제철과 HD현대의 영향이 컸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초 신분당선 판교역 인근의 그레이츠판교로 이전했다. HD현대도 지난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글로벌연구개발센터(GRC)를 설립하고 한국조선해양·현대제뉴인·현대오일뱅크 등 17개 계열사를 이곳으로 옮겼다.

KT는 올해부터 AI·클라우드·DX 분야 연구개발의 새 거점이 될 판교 신사옥 운영을 시작했다. 인재 유치 등을 위해 5년 전부터 신사옥 설립을 추진했다. 분당, 송파, 우면 사옥에 흩어진 연구개발 인력을 한군데 결집해 시너지를 낸다는 전략이다.

포스코홀딩스도 지난해 11월 성남시 위례지구에 미래기술연구원의 분원 설립을 확정했다. 연구원 분원은 포항에 지어진 본원보다 24배 큰 부지에 조성된다. 철강 회사로만 인식됐던 포스코는 AI·배터리소재 등을 신사업으로 추진 중임에 따라 연구기지 중 하나로 성남을 택했다.

기업들이 판교를 택하는 이유는 연구개발 인력뿐만 아니라 협력사, 거래처와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다. 여러 IT기업이 포진한 인프라와 서울과 근접한 접근성을 가졌다는 점에서 판교만 한 대안을 찾기 어렵다는 평가다.

판교의 공실률은 0%대가 유지되고 있으며 임대료도 여의도에 비슷한 수준이다. 글로벌 부동산서비스회사 존스랑라살(JLL)코리아의 지난해 판교 오피스 시장 보고서를 보면 판교권역 오피스 공실률은 2020년 이후 0%대를 기록 중이다. 서울의 평균 공실률(2%)보다 낮은 수치다.

임대료 또한 2013년 이후 계속 상승, 월 실질 임대료가 평당 10만원에 육박한다. 서울의 주요 업무 지역인 여의도(평당 11만400원)와 비슷한 수준까지 오른 셈이다. 보고서는 “올해 입주가 완료되는 제2테크노밸리에 이어 내년 제3테크노밸리까지 조성될 경우 판교는 총 2500개 기업, 13만여명이 상주하는 거대 클러스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정부가 판교를 AI반도체 거점으로 만들기 위한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판교를 R&D 허브로 삼으려는 기업들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제2판교테크노밸리 인근의 세종연구소가 부지 매각을 결정하면서 여러 기업이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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