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AP]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전현직 이사들과 함께 마약 파티를 벌이고, 왕처럼 행세하면서 마약 복용을 압박하는 듯한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머스크의 회사인 테슬라, 스페이스X 등의 전현직 이사진이 이같은 압박을 느꼈다고 보도했다.
WSJ은 지난달에도 머스크의 마약 복용 의혹을 보도했다. 당시 머스크는 “검사에서 약물이나 알코올은 미량도 검출되지 않았다”는 말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날 보도에서는 머스크의 마약 복용 현장에 있었거나 관련 상황을 잘 안다는 여러 소식통의 언급이 인용됐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이사진을 포함한 머스크 측근들은 그가 유도하는 분위기에 따라 그와 함께 마약을 복용해야 할 것 같이 느꼈다고 한다.
이는 이사진이 머스크의 기분을 상하게 하길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머스크가 이들에게 막대한 부를 안겨줬기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또한 이들 이사진은 머스크의 지근거리에서 지내면서 얻게 되는 ‘사회적 자산’을 잃고 싶어하지 않았으며 일부는 마치 ‘왕’과 가깝게 지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는 것이다.머스크와 그의 변호사는 이러한 의혹에 아무런 언급도 내놓지 않았다.
WSJ는 이날 보도에서 머스크가 참석했다는 ‘마약 파티’ 장소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머스크는 최근 몇년 동안 텍사스주 ‘오스틴 프로퍼 호텔’에서 열린 사교 모임에 참석해 왔으며 여기에서 수차례 코 스프레이를 이용해 환락을 목적으로 케타민을 복용했다고 WSJ은 전했다.
이같은 모임에는 테슬라 이사이자 에어비엔비 공동 창업자인 조 게비아도 동석했다고 한다.
또 머스크와 함께 마약을 복용한 이사진으로는 그의 형제인 킴벌 머스크, 전 테슬라 사외이사인 안토니오 그라시아스, 스페이스X 초기 투자자인 스티브 저벳슨이 지목됐으며 이중 일부는 마약 복용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저벳슨의 경우 엑스터시, LSD를 복용하는 파티들에 머스크와 함께 참석했다.머스크와 이들 이사진이 함께 사용하는 마약의 분량이 많아지면서 점점 우려가 커졌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하지만 머스크가 거느린 회사의 이사회에서는 이를 알고도 외부로 공개되지 않도록 회의 기록으로 남기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전현직 이사들은 머스크의 불법 마약 사용을 알고 있었지만 공개적 행동에 나서지는 않았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30일 델라웨어주 법원에서 머스크에게 승인됐던 560억 달러(74조4천800억원) 규모의 보상에 제동을 건 것에도 이런 맥락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한 소액 주주는 2018년 테슬라 이사회가 머스크에게 승인한 보상을 문제 삼아 “중요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소송을 내 승소한 바 있다.
WSJ은 “2018년 보상을 승인한 이사회 구성원들은 머스크에게 신세를 지고 있었다는 게 판사의 발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