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RF] |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노인장기요양보험이 지난해 당기수지 흑자를 기록하며 4년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보험료 수입이 늘고, 요양서비스 수급자 증가율이 둔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의원실이 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2023년 장기 요양보험 재정수지 현황’ 자료를 보면, 작년 장기 요양보험 재정은 1조3755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장기 요양보험은 65세 이상이거나, 65세 미만이라도 치매·뇌혈관성 질환 등 노인성 질병으로 6개월 이상 스스로 생활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목욕, 간호 등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보험제도다.
구체적으로 장기 요양보험료와 국고지원금 등으로 들어온 수입은 15조721억원이었지만, 요양보험 급여비와 관리운영비 등으로 나간 지출은 13조6966억에 그치면서 당기수지 흑자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작년 장기 요양보험 누적 수지(누적 법정준비금)도 4조7827억원으로 5조원에 육박하는 흑자를 보였다.
이렇게 장기 요양보험 재정이 비교적 넉넉하게 된 것은 애초 예상보다 작년에 직장가입자의 보수월액이 증가하면서 건강보험료 수입이 늘고, 이런 건보료를 기준으로 부과하는 장기 요양보험료 수입도 증가한 덕분이다.
장기 요양보험료는 건강보험료에 장기 요양보험료율을 곱해 산정하는데, 장기 요양보험료율은 2017년 건강보험료의 6.55%에서 2018년 7.38%, 2019년 8.51%, 2020년 10.25%, 2021년 11.52%, 2022년 12.27%, 2023년 12.81% 등으로 계속 상승곡선을 그렸다.
2024년 올해 장기 요양보험료율은 12.95%이다.
가입자의 소득 대비 장기 요양보험료율로 보면 2018년 0.46%, 2019년 0.55%, 2020년 0.68%, 2021년 0.79%, 2022년 0.86%, 2023년 0.91%, 2024년 0.9182% 등으로 올랐다.
여기에다 새로 노년층에 대거 합류한 베이비부머 세대의 경우 이전 노인 세대와 달리 상대적으로 자기관리를 많이 해서 비교적 건강한 노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진 탓에, 요양 서비스 수급자 증가율이 둔화한 영향도 한몫했다.
이에 앞서 장기 요양보험 재정은 2020∼2022년 3년 연달아 흑자를 보였다. 코로나19에 대응하고자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화하면서 일시적으로 노인요양시설과 방문요양 서비스 이용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코로나가 처음으로 확인된 2020년에는 1443억4000만원, 2021년에는 1조331억7146만원, 2022년 1조6890억2403만원 등으로 당기수지가 흑자행진을 했다.
코로나가 발생하기 직전까지만 해도 노인장기요양보험 재정 상황은 좋지 않았다.
장기 요양보험은 2016년 70억2000만원의 당기수지 흑자였다가 이후 2017년에 4460억9998만원 적자로 돌아서고서 적자 폭이 2018년 6475억5000만원, 2019년 6946억원 등으로 커졌다.
급속한 고령화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노인이 늘면서 장기 요양보험 이용 노인도 증가한 데다, 2018년부터 경증 치매 노인도 장기 요양보험 혜택을 볼 수 있게 하는 등 지원 대상을 확대한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