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트럼프 피격 후 대선 승리 베팅 증가할 것”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유세 중 총격을 당한 후 지지자들에게 주먹을 치켜들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총격을 당한 후 그가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룽 렌 고 이스트스프링인베스트먼트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총격 사건 전에 시장에서는 달러화가치가 상승하고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전망에 반응했는데, 이러한 경향이 다음주에 더 강화될 수 있다”고 14일(현지시간) CNBC에 말했다.

이번 총격 사건은 1981년 공화당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총에 맞은 이후 43년 만에 발생한 미국 대통령이나 대선 후보에 대한 암살 시도다.

이는 여론조사에서 팽팽하게 맞서 온 공화당 대선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주자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대결을 뒤집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닉 페레스 밴티지포인트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레이건 대통령은 암살 시도 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22% 상승했다”며 “이번 대선은 압승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불확실성을 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3일 펜실베이니아 유세 현장에서 귀에 총을 맞았으며 미 사법당국은 이를 암살 시도로 보고 수사 중이다. 피격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를 흘리면서도 지지자들에게 불끈 쥔 주먹을 치켜들며 “싸워라(Fight), 싸워라, 싸워라”라고 외쳤다.

세계 지도자들과 미국 정치인들은 이번 총격 사건을 비난했고, 일부 기업 경영진은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2주 전 대선 TV 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참패한 후 기부자, 지지자,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더 매파적인 무역 정책과 규제 완화, 기후변화 정책 완화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내년에 만료되는 법인세 및 개인 세금 감면의 연장을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트럼프 당선 시 재정적자 증가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서 2월 인터뷰에서 2026년 두 번째 임기가 만료되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재임명하지 않겠다고 공언함에 따라 연준의 변화도 예상된다.

페레스 CIO는 “트럼프는 항상 더 ‘친시장적’이었다”면서 “앞으로 중요한 문제는 재정 정책이 무책임하게 느슨하게 유지될지 여부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재발 및 향후 금리 경로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라고 짚었다.

최근 미 국채 금리는 급등하고, 주식시장은 강세를 보였다. 지난 12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S&P 500 지수는 올해 들어 18% 상승했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20년간 5번의 대선을 거치며 최고경영자(CEO)신뢰지수, 소비자심리지수, 중소기업낙관지수가 민주당의 승리보다 공화당의 승리에 더 우호적으로 바뀌었다”면서 “심리 개선이 지출과 투자 증가로 이어지는 한, 트럼프의 승리는 실질적인 정책 변화 없이도 일부 기업의 이익 전망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총격 사건 전까지 유보적 입장을 보이던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매니지먼트 창업자 겸 CEO는 사건 직후 트럼프 공개 지지에 나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에서 트럼프를 “터프”라고 부르며 지지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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