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부동산, 공급 통해 가격 안정…원전 수출 드라이브”

한덕수 국무총리가 1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총리실 기자실에서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한덕수 국무총리는 18일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공급확대 방침에 대해 “공급을 통한 시장매커니즘(작동원리)을 통해 가격을 안정시키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한덕수 총리는 1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들을 만나 간담회를 열고 “현 정부와 과거 정부 부동산정책의 가장 큰 차이는 공급쪽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이날 지난해 9월이후 10개월만에 '제7차 부동산관계장관회'를 열고 2029년까지 '3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공공택지 물량 23만6천호를 시세보다 크게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공공매입 임대도 기존 계획보다 1만호 이상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오름세가 이어지자, 기존 공급대책을 한단계 구체화하고 정책 의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한 총리는 “수요를 적절하게 가져가는 것도 필요하지만 공급 정책이 잘만들어져 추진된다면 수요 쪽에 다소 문제가 있어도 충분히 감당이 가능하다”면서 “그동안 수요 쪽은 과거에 과도하게 징벌적으로 (관리)하던 것도 정상화하는 쪽으로 (정책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교적 가격이 안정되는 상황에서 최근 (고점의) 80% 정도 수준까지 가격이 올라와 '국민이 시장매커니즘에 대해 걱정하는 부분이 없나'해서 공급 정책을 다시 챙겨 속도를 내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주로 아파트가 아닌 형태이지만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주택을 짓도록 독려하고 안 팔린 부분을 매입해 임대로 사용하는 방안을 5만호가량 추진 중"이라며 "공급을 늘리고 전세가격을 조금 안정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투세와 상속세, 재산세 등 세금제도가 우리나라 경쟁력을 깎아먹는다는 지적에 대해선 "최근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대표 출마 시 말한 것도 세제의 낙후성에 대해 여야가 대화를 해서 개선해야한다는 의미로 이해했다"며 "기획재정위원회, 세제위원회, 조세분과위원회 등에서 논의를 해 좋은 결론이 날 것으로 기대하고 더불어 협치 분위기도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상병 특검법) 등 잇따른 정부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대해선 "우리 헌법에 맞는 법이라면 정부는 그 법을 공포하고 집행해야할 의무가 있다"면서도 "행정부는 법을 검토해서 헌법에 맞지 않는다 생각하면 재의요구를 하고 국회는 까다로운 요건을 정해 정부의 재의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한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 총리는 “(한국이) 어제저녁에 발표된 체코 원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을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대한민국이 앞으로 더 좋은 원전 수출력을 가질 수 있도록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선을 다해 계약이 성사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원전 기술에 관해)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얻은 크레디트(신용)는 굉장히 경쟁력 있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유럽에서는 에너지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여러 유럽 국가를 다녀봤지만, 단 하나의 국가도 예외 없이 한국과 에너지 협력을 원했다"고 전했다.

주미국 대사를 지낸 한 총리는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에 대해 "분명한 것은 한미일의 협력 체제가 굉장히 굳건하다는 점"이라며 "어느 미국 대통령이 온다 해도 미국의 인터레스트(이익)를 완전히 고려하지 않고 행동할 수는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분명히 한미가 서로 '윈윈'하는 쪽에서 결론이 날 것"이라며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 총리는 미국 검찰이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을 기소한 사안이 한미 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질문에는 "본인이 전면 부인하는 상황에서 그 문제에 대해 답변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미 검찰은 테리 연구원을 한국 정부를 위해 활동한 혐의로 기소하면서 한국 국가정보원 요원의 구체적인 활동상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한미 관계가 갈등을 겪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월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여권 패한 뒤 사의를 표한 한 총리는 향후 거취에 관해 묻자 "대통령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며 "대통령께서 국정에 차질이 없도록 잘 챙겨달라는 말씀을 했었고, 최근에는 특별히 추가적인 말씀은 없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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